일본 중국 등의 주가가 오르면 상승폭의 2배 이상 수익을 내는 해외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오는 5월 처음 선보인다. 투자 위험이 높다며 상품 출시에 반대해온 한국거래소가 허용 쪽으로 방향을 튼 데다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등 대형사도 경쟁적으로 신상품을 준비 중이다. 20조원 규모의 국내 ETF 시장에서 레버리지형이 75%가량 차지한다는 점에서 해외 레버리지 ETF에도 투자자의 관심이 높아질 전망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20일 “해외 레버리지 ETF를 금지하는 규정이 있는데 다음달 초까지 개정하기로 했다”며 “ETF 심사기간이 보통 2개월 정도란 점을 감안하면 5월께 첫 상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5~6개 대형 운용사는 첫 해외 레버리지 ETF로 일본 토픽스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한·일 간 시차가 없어 실시간 투자가 가능한 데다 지수 복제가 쉬워서다. 토픽스엔 현재 1775개 종목이 상장돼 있다.

거래소는 우선 지수 상승률 대비 2배 수익형만 허가하기로 했다. 운용사들이 동일한 구조의 ETF 상장 심사를 신청해도 특별한 하자가 없는 한 허용한다는 방침이다. 투자자들은 지금도 해외 증시에서 직접 레버리지 ETF를 살 수 있지만 국내형(소득세 15.4%)과 달리 양도세(22%)를 내야 한다.

7월부터는 전체 147개 ETF 중 일부가 시장에서 퇴출되는 절차를 밟게 된다. 순자산이 50억원 미만이거나 6개월간 거래액이 하루평균 500만원 미만일 때 ETF도 상장폐지될 수 있다는 규정이 처음 적용되기 때문이다. 현재 이 요건에 해당하는 ETF는 전체의 20% 정도다.

다만 일부 ETF가 퇴출돼도 순자산은 그대로 남는 데다 주가 역시 추종 지수와 연동하는 식이어서 투자자 피해는 크지 않을 것이란 게 거래소 측의 설명이다.

■ 레버리지 ETF

Leveraged Exchange-Traded Funds. ETF는 코스피200 등 특정 지수를 모방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지수 상승률만큼 수익을 추구하는 상장형 펀드다. 레버리지 ETF는 파생상품에 추가 투자해 지수 대비 두세 배의 수익을 좇는 고위험 상품이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