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경호 체리쉬 사장이 경기 고양시 본사에서 가구 디자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희경 기자
유경호 체리쉬 사장이 경기 고양시 본사에서 가구 디자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희경 기자
요즘 큰 인기를 끌고 있는 TV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주인공 도민준(김수현 역)과 천송이(전지현 역)의 집에는 중소 가구업체 체리쉬 가구가 설치돼 있다. 예전에 인기를 끌었던 ‘주군의 태양’과 ‘신사의 품격’에도 이 회사 제품이 등장했다.

감각적인 디자인 가구로 주목받고 있는 체리쉬의 유경호 사장은 10년 전인 2004년 24세의 나이에 가구 사업을 시작했다. 그는 “가구의 정형화된 디자인에서 벗어나 다양한 시도를 하고 새로운 색감을 입혔다”며 “온라인 시장에서 젊은 층 소비자들에게 입소문이 난 것이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젊은 감각, 젊은 디자인

유 사장은 고려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공학도다. 그가 가구 사업에 뛰어든 것은 가구대리점을 운영하던 부친이 어려움을 겪자 이를 돕기 위해서였다.

어릴 때부터 가구를 접했지만 가구 산업에 대해서는 이해가 부족했던 유 사장은 세계 최대 규모 전시회인 ‘밀라노 가구박람회’ 등에서 최신 가구 트렌드를 익혔고 중국, 일본, 프랑스 등 각국을 돌아다니며 최대한 많은 종류의 가구를 접했다. 1년에 5개월 정도는 해외에 나가 있을 정도였다.

유 사장은 이런 경험을 통해 한 가지 결론을 내렸다. ‘가구 사업은 디자인 사업’이라는 것이다. 그는 “국내에선 클래식한 디자인을 고집하는 경우가 많았고 색다른 컬러, 모던한 디자인을 접목한 제품이 거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디자인으로 승부할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사업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유 사장은 직접 디자인 공부도 했다. 밀라노 디자인 교육 프로그램에도 참가했고 스타일리스트, 건축가 등 디자인과 관련된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각종 모임 등을 통해 교류했다. 100명의 직원 중 디자인 관련 업무를 하고 있는 직원은 30%에 달한다. 연평균 25% 성장했고 지난해 3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유 사장은 “사업을 시작할 무렵 온라인에서는 저가 가구만 팔리고 고급 가구는 오프라인에서만 판매되고 있었다”며 “체리쉬는 비싼 가구를 온라인에서 판매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에게 ‘온라인에서도 품질이 좋은 가구를 살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업계에서 처음으로 가구 자재의 원산지를 홈페이지에 공개하기도 했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젊은 고객을 중심으로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고 홈페이지를 개설한 지 6개월 만에 가구업체 홈페이지 가운데 방문자 수 1위를 차지했다. 누적 방문자 수는 5000만명에 달한다.

온라인 실적이 좋아진 것을 발판으로 체리쉬는 오프라인 시장에 뛰어들었다. 현재 7개 직영점을 운영하고 있다. 매장 대형화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경기 고양시 본사, 서울 강남점 등을 개·보수해 평수를 넓히고 지난 7일엔 1320㎡(400평) 규모의 부산직영점도 열었다.

○‘홈데코 사업’으로 확대

유 사장은 2008년 시작한 홈데코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홈데코는 디자이너와 1 대 1 상담을 통해 집안 전체 분위기에 맞게 맞춤형 가구를 제작해주고 조명, 소품 등을 제안하는 사업이다.

홈데코 상담을 진행할 때 체리쉬는 본사 제품만 고집하지 않는다. 유 사장은 “다른 회사 제품이 공간을 더 돋보이게 할 수 있다면 이를 곁들여 함께 디자인한다”며 “타사 제품을 구매해 고객의 집에 배치한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장 수익이 나지 않더라도 장기적인 안목에서 홈데코 사업을 보다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