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부사장·오른쪽)이 20일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에서 열린 ‘곡면 초고화질(UHD) TV’ 출시 행사에서 광고모델인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과 함께 제품 앞에 섰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김현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부사장·오른쪽)이 20일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에서 열린 ‘곡면 초고화질(UHD) TV’ 출시 행사에서 광고모델인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과 함께 제품 앞에 섰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프리미엄 TV는 전부 다 커브드(곡면) 제품으로 팔았으면 한다.”(김현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TV업계 세계 1위인 삼성전자가 시장을 이끌 새 화두로 ‘곡면’을 제시했다. 2006년 보르도 TV, 2009년 LED TV로 트렌드를 선도해온 삼성이 초고화질(UHD)에 휜 화면으로 몰입감을 높인 ‘곡면 UHD TV’라는 새로운 승부수를 꺼내든 것이다. 삼성은 곡면 UHD TV가 50~60인치대 대형 화면 선호 추세와 맞물려 정체된 시장 상황을 깨고 신규 수요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14년 곡면으로 새 역사를 만든다

삼성전자는 20일 서울 서초동 서초사옥에서 2014년 UHD TV 한국 출시 행사를 열었다. 곡면 제품으로는 55인치부터 105인치까지 4가지 모델을, 평면은 50~110인치까지 5개 제품을 내놓았다. 김 사업부장(부사장)은 “곡면 UHD TV는 TV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혁신적인 시도”라며 “이 제품을 앞세워 올해 세계 TV 시장 9년 연속 1위를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목하게 휘어야 '명품 TV'…삼성, TV의 기준을 바꾼다
곡면 화면은 입체감과 함께 화면이 실제보다 커보이는 파노라마 효과를 느낄 수 있다. 김 부사장은 “경쟁사 제품과의 차이점은 세계 최대인 곡률”이라며 “3~4m 거리에서 볼 때 가장 좋은 ‘몰입감’을 줄 수 있는 4200R(반지름이 4.2m인 원의 휜 정도)의 곡률을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은 평면 UHD 제품의 경우 50인치는 200만원대, 55인치는 300만원대, 65인치는 400만원대로 가격을 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곡면의 경우 평면보다 20%가량 높은 값에 팔 계획이다.

삼성은 과거 새로운 화두를 던져 TV 시장을 선도해왔다. 1999년 평판TV 물결에 동참하며 삼성은 세계에 존재감을 드러냈다. 당시 샤프, 파나소닉과 함께 변화를 주도하며 2005년 세계 시장 점유율을 11%로 높였다. 2006년에는 아래쪽이 볼록한 디자인의 보르도 TV로 새로운 디자인의 세계를 선보이며 세계 1위에 올랐다. 2009년에는 두꺼운 백라이트 대신 LED를 탑재, TV 두께를 29.9㎜로 줄인 LED TV로 세계 시장 점유율을 20%대로 크게 높였다.

○UHD TV 세계 평정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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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UHD TV 출시에서 소니 등 일본 업체에 비해 한발 늦었다. 콘텐츠 확보가 쉽지 않다고 판단해서다. 그러나 수요가 생겨나자 작년 7월 전격적으로 출시했다. 출시는 늦었지만 몇 달 만에 전세를 역전시켰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삼성 UHD TV는 북미 시장에서 작년 12월 49.8%의 점유율(매출 기준)로 1위를 탈환했다. 유럽에서도 작년 10월 48.3%를 차지해 1위에 올랐다.

박광기 삼성전자 영상전략마케팅팀 부사장은 “UHD TV 세계 시장에서 작년 12월에 30%(매출 기준)를 달성해 1위를 차지했다”며 “선진시장인 미주와 유럽에서는 50% 이상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지막 남은 곳은 중국이다. 중국은 창훙 TCL 하이센스 등 중국 업체들이 저품질, 저가격의 UHD TV로 시장을 차지하고 있다. 삼성은 프리미엄 제품 위주로 중국 시장을 개척해왔지만 이젠 중국 시장에 맞춘 제품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박광기 부사장은 “중국 TV 시장이 풀HD에서 UHD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며 “올해부터는 UHD 라인업을 대폭 확대해 프리미엄 시장뿐만 아니라 보급형 시장에도 제품을 공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