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미스틱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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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윤이 데뷔 20년을 맞아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박지윤은 지난 17일 소속사 미스틱89와 함께 두 번째 미니 앨범 ‘이너 스페이스(Inner Space)’를 발표했다. ‘빕(Beep)’과 ‘나의 뇌구조’ 등 두 곡을 수록한 이번 앨범에서 그는 작사를 비롯해 기획 단계부터 세세한 부분까지 참여했다.

[텐아시아] 박지윤, 섹시함 벗고 순수로…이번엔 복고로 컴백…
타이틀곡 ‘빕’은 경쾌한 레트로풍의 댄스곡으로 센서가 울릴 때 나는 소리인 ‘빕’을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블랙과 골드가 섞인 복고풍의 원피스를 입고 춤을 추는 첫 방송 이후 “중독성이 있다” “어색하다” 등 갑론을박을 낳으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나의 뇌구조’는 박지윤의 서랍장을 열어보는 콘셉트로 그가 실제로 경험했던 일과 속마음을 솔직하게 가사로 풀어냈다. 그동안 서정적이며 시적인 표현으로 가사를 썼던 박지윤의 변신이다.

“예전에는 저의 아픔을 표현하는 데 충실했어요. 지금은 많이 단단해진 부분도 있고, 서른 살이 넘어서 할 수 있는 이야기를 솔직하게 표현하고 싶습니다. 윤종신 프로듀서가 잘 이끌어주고, 다듬어줬어요.”

박지윤 하면 대표곡으로 ‘성인식’이 떠오르지만 연예계 데뷔는 훨씬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1994년 해태제과 CF 모델로 데뷔했다. 1997년 가수로 활동을 시작해 ‘하늘색 꿈’ ‘가버려’ ‘아무것도 몰라요’ 등 히트곡을 불렀고, 2000년 ‘성인식’으로 대중의 뇌리에 각인됐다. “‘성인식’의 이미지를 벗고 싶다”고 공공연히 말해온 그는 2003년 6집 발표 이후 7년간의 공백기를 갖고, 프로듀서로 직접 나서 7집과 8집을 발표했지만 별다른 반응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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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윤이 잠재력을 꽃피워낸 것은 지난해 윤종신과 만나면서다. 윤종신이 이끄는 소속사 미스틱89와 손잡고 발표한 ‘미스터리’로 음원차트 1위를 차지하고, 연말 가요제에도 출연하면서 재기에 성공했다.

이번 앨범에도 윤종신은 작사가로 참여하며 재능을 보탰다. 윤종신은 예능 프로그램에서 활약하는 방송인이자 뮤지션답게 자신의 노하우를 가사에 녹였다. 박지윤은 “함축해서 가사를 표현하는 게 어려운데 그걸 굉장히 잘하시더라”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박지윤이 미니앨범으로 컴백한 이달에는 쟁쟁한 가수들도 음악을 발표하고 있다. 특히 많은 걸그룹이 박지윤의 ‘성인식’을 모티브로 삼아 섹시 콘셉트의 노래를 발표했고, 소녀시대 2NE1 또한 컴백을 준비하고 있다. 부담은 없을까.

“가는 길이나 타깃이 다른 음악이라고 생각해요. ‘성인식’이 걸그룹의 롤모델이 되고 있다는 게 신기합니다. 후배들이 저의 전작을 설날 특집 프로그램이나 이벤트로 자주 선보인다는 게 기분 좋아요.”

데뷔 당시 박지윤이 ‘만들어진’ 가수였다면, 20년이 지난 지금의 그는 자신의 음악과 자신이 걸어갈 길을 직접 다듬는 가수가 됐다. 실제로 박지윤처럼 오래 활동하는 여성 솔로 가수는 손에 꼽을 정도다. 1990년대 후반 박지윤과 함께 활동했던 여자 아이돌 그룹이나 솔로 가수는 대부분 연기자로 전향했거나 거의 활동하지 않고 있다. 박지윤은 “평생 공연하며 살아가는 것이 꿈”이라며 “올해도 앨범 활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여자 가수로서 장수하는 건 굉장히 힘들어요. 가정이 생기고 나면 육아를 비롯해 여러 가지 상황이 그렇게 만들거든요. 하지만 해외 가수들이 자신의 음악을 하면서 아이를 위한 가사를 쓰는 모습을 보니 좋더라고요. 그 뮤지션의 어떤 음악을 들어보면 하나의 삶이 느껴져요. 음악과 공연을 계속하는 가수가 되고 싶습니다.”

박수정 한경텐아시아 기자 soverus@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