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지방선거 100여일 앞으로…16년 만에'3자 구도'
100일 앞으로 다가온 6·4 지방선거에서 여야는 17개 광역단체장 자리를 놓고 치열한 각축전을 펼칠 전망이다. 현재 광역단체장은 새누리당이 9곳, 민주당이 8곳을 맡고 있어 팽팽한 균형을 이루고 있다. 또 안철수 무소속 의원의 새정치연합이 17개 광역시·도 단체장 선거에 최대한 참여하기로 하면서 이번 선거는 1998년 제2기 지방선거 이후 16년 만에 실질적인 ‘3자 구도’라는 새로운 정치 지형 속에 치러진다.

◆인천, 새누리 중진 나서나

6·4 지방선거 100여일 앞으로…16년 만에'3자 구도'
서울은 민주당 소속 박원순 시장의 대항마에 관심이 쏠린다.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과 김황식 전 총리, 이혜훈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경합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이 최고위원과 정 의원, 김 전 총리 간 당내 경선을 통해 흥행몰이에 성공할 경우 본선에서 박 시장의 벽도 허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 시장 측에서는 당내 경선보다 안 의원 측 새정치연합 쪽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새정치연합에서 후보를 내세울 경우 박 시장의 표를 잠식하면서 재선 가도에 적신호가 켜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경기도는 재선인 김문수 지사가 불출마하면서 여야 간 치열한 접전을 예고하고 있다. 새누리당에서는 4선의 원유철 의원과 정병국 의원이 일찌감치 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친박계’ 김영선 전 의원도 지난 6일 출마하겠다고 나섰다.

민주당에서는 4선의 원혜영 의원이 첫 출마선언을 한 데 이어 전 국정홍보처장 출신의 김창호 분당갑 지역위원장과 3선의 김진표 의원도 잇따라 당내 경선에 뛰어들었다. 최근 경기지사 출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김상곤 경기교육감은 새정치연합과 민주당 모두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어 야권 레이스에 최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인천에서는 민주당 소속 송영길 현 시장이 재선 도전을 선언한 가운데 새누리당이 ‘필승 카드’를 찾는 데 고심 중이다. 4년 전 송 시장과의 대결에서 패한 안상수 전 시장이 절치부심하고 있는 가운데 당내에서는 황우여 대표 등 무게감 있는 중진 현역 의원이 대항마로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부산, 대구 야권 후보가 변수

부산은 수도권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 중 가장 뜨거운 지역으로 꼽힌다. 허남식 현 시장이 3선 연임 제한으로 물러나면서 무주공산이 됐기 때문이다. 특히 무소속인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까지 오르는 등 이변이 연출될 가능성이 나오면서 부쩍 관심이 높아졌다.

이에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은 물론 새누리당까지 오 전 장관에게 러브콜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오 전 장관은 그러나 지난 18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정당 간판을 달고 나가지 않겠다”고 일축한 바 있다.

새누리당의 텃밭인 대구에서는 지난 총선 때 수성갑에서 돌풍을 일으킨 김부겸 전 민주당 의원이 출마를 준비하고 있어 가장 큰 변수가 되고 있다.

호남, 안철수 신당의 힘 얼마나

호남에서는 광주 전남 전북 등 3개 광역단체장 중 새정치연합이 몇 곳이나 가져갈지가 최대 관심사다. 박지원 전 민주당 원내대표는 각종 언론 인터뷰에서 “단 한 곳이라도 뺏기면 민주당이 패배한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민주당 광주시장 후보 경선은 강운태 현 시장과 이용섭 의원의 2파전으로 치러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에 맞설 새정치연합 후보로는 윤장현 공동위원장(전 YMCA 이사장)이 유력하다. 박준영 현 지사가 3선 연임 제한에 걸린 전남지사는 민주당의 박지원·이낙연·주승용 의원 중 공천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새정치연합 후보는 이석형 전 함평군수와 김효석 전 의원이 거론된다.

전북지사의 경우 민주당 소속 송하진 전주시장과 유성엽·김춘진 의원 등이 경합하는 가운데 정동영 전 의원의 전략공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새정치연합에서는 강봉균·조배숙 전 의원이 출마를 준비 중이다.
충남 새누리 5명 각축

충남에서는 지난 선거에서 민주당 소속으로는 처음 도지사에 당선한 안희정 지사의 아성에 새누리당 후보 5명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안 지사는 향후 대권주자로 거론될 만큼 위상이 커진 만큼 ‘큰 인물론’을 내세워 승부하겠다는 전략이다.

충북은 민주당 출신 이시종 현 지사에 맞설 새누리당 후보로 청와대 경제수석 등을 지낸 윤진식 의원이 대항마로 나설지 여부가 관전 포인트다. 염홍철 현 시장의 불출마 선언으로 무주공산이 된 대전시장은 여야 모두 마땅한 유력 후보가 없어 군웅할거 양상을 보이고 있다. 강원은 현직인 최문순 지사(민주당)와 함께 이광준 전 춘천시장, 최흥집 전 하이원리조트 대표(이상 새누리당) 등 3자 대결 구도가 형성됐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