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가계 지출이 늘어난 항목은 가정용품·가사서비스와 주거비 등이었다. 맞벌이 부부의 증가로 가사서비스에 지출하는 비용이 14.9% 늘어났다. 월세가 흔해지고, 전셋값이 올라가면서 주거·수도·광열비도 4.2% 증가했다. 의류·신발 소비는 2.2% 늘어났다.

입원서비스(15.4%) 지출이 늘면서 보건비도 3.1% 증가했다. 교통비는 1.9% 늘어났다. 자동차 구입비가 전년보다 2.1% 늘어났기 때문이다.

세금과 연금 등 비소비지출 부담은 지난해 가구당(2인 이상) 평균 78만1000원으로 전년보다 2.8% 늘었다. 취업자가 늘면서 고용보험 등 사회보험(5.9%)과 연금(4.5%) 지출이 증가했다. 비소비지출은 소득에서 미리 떼가는 항목으로 비소비지출이 늘면 소비 여력은 그만큼 준다.

반면 가계는 교육비와 식료품·비주류음료 부문에서 지출을 줄였다. 채소나 과일, 어류 등 식료품·비주류음료 소비가 전년 대비 0.3% 감소했다. 작황 호조로 공급이 늘어난 대신 가격이 떨어진 채소·채소가공품 부문은 소비지출이 3.6% 줄었다.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방사능 누출 사고 여파로 신선수산동물 부문 소비도 3.9%나 감소했다.

교육비는 정부의 유치원비와 대학등록금 지원에 힘입어 1.8% 감소했다. 유치원비 지원으로 정규교육부문 지출이 13.1% 감소했고, 무상보육 대상이 확대되면서 기타서비스 지출도 11.3% 줄었다. 정책 효과가 가계 흑자율을 높이는 데 기여한 셈이다. 통계청은 국민들이 2012년 수준으로 영유아 보육료와 유치원비를 쓴다고 가정하면 지난해 소비지출 증가율(기존 0.9%)은 1.8%로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종=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