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영화로 상처 입은 아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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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석 산업부 기자 realist@hankyung.com
“아빠 회사가 정말 그런 일을 했어?”
김선범 삼성전자 부장(반도체부문 커뮤니케이션팀)이 지난 23일 삼성 블로그에 올린 ‘영화가 만들어 낸 오해가 안타깝습니다’란 글은 영화 ‘또 하나의 약속’ 얘기를 들은 딸의 물음으로 시작한다. 이 영화는 삼성 반도체 사업장에서 일하다 백혈병으로 사망한 근로자 얘기를 다뤘다. 영화에서 삼성은 돈으로 유가족을 회유하고, 증인을 바꿔치기해 재판을 조작하려는 집단으로 묘사된다.
영화 개봉으로 삼성 반도체 근로자들은 어깨가 축 처졌다.
영화에 관여한 시민단체 ‘반올림’은 삼성 근무 경력자 가운데 암 백혈병 등 발병자가 146명이며 그중 56명이 사망했다고 주장한다. 사실이라면 엄청난 문제다. 그러나 산업안전보건연구원과 서울대 산학협력단, 화학연구원 등이 삼성 반도체 사업장을 조사했지만 특별히 위험한 요소는 발견되지 않았다. 2008년 산업안전보건공단 조사에선 반도체 사업장 근로자의 암 사망률은 일반인 대비 0.74로 더 낮게 나왔다. 삼성이 확인을 위해 발병자와 사망자 실명을 요구했지만 밝히지 않고 있다.
지난 21일 한 시민단체가 개최한 ‘다시 삼성을 묻는다’ 토론회에선 한 토론자가 “인도네시아 버카시에 있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4명이 숨졌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인도네시아에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은 없다.
지난 7일은 삼성이 반도체 진출을 선언한 ‘도쿄선언’ 31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그새 반도체는 하루 1억4000만달러어치가 수출되는 세계 1위 산업으로 자리 잡았다. 삼성 반도체 임직원만 5만명이고 소재·장비 협력사를 포함하면 10만명 넘는 사람들이 일하고 있다.
확인되지 않은 주장, 괴담들이 돌고 돌며 이런 아빠들을 지치게 한다. 독일 나치정권의 선전부장이었던 요제프 괴벨스는 “99가지의 거짓과 1개의 진실의 적절한 배합이 100% 거짓보다 더 큰 효과를 낸다. 대중은 처음엔 거짓말을 부정하고 그 다음엔 의심하지만 되풀이하면 결국 믿게 된다”고 했다.
더 이상 괴담이 우리 아빠들의 어깨를 무겁게 하지 않기를 바란다.
김현석 산업부 기자 realist@hankyung.com
김선범 삼성전자 부장(반도체부문 커뮤니케이션팀)이 지난 23일 삼성 블로그에 올린 ‘영화가 만들어 낸 오해가 안타깝습니다’란 글은 영화 ‘또 하나의 약속’ 얘기를 들은 딸의 물음으로 시작한다. 이 영화는 삼성 반도체 사업장에서 일하다 백혈병으로 사망한 근로자 얘기를 다뤘다. 영화에서 삼성은 돈으로 유가족을 회유하고, 증인을 바꿔치기해 재판을 조작하려는 집단으로 묘사된다.
영화 개봉으로 삼성 반도체 근로자들은 어깨가 축 처졌다.
영화에 관여한 시민단체 ‘반올림’은 삼성 근무 경력자 가운데 암 백혈병 등 발병자가 146명이며 그중 56명이 사망했다고 주장한다. 사실이라면 엄청난 문제다. 그러나 산업안전보건연구원과 서울대 산학협력단, 화학연구원 등이 삼성 반도체 사업장을 조사했지만 특별히 위험한 요소는 발견되지 않았다. 2008년 산업안전보건공단 조사에선 반도체 사업장 근로자의 암 사망률은 일반인 대비 0.74로 더 낮게 나왔다. 삼성이 확인을 위해 발병자와 사망자 실명을 요구했지만 밝히지 않고 있다.
지난 21일 한 시민단체가 개최한 ‘다시 삼성을 묻는다’ 토론회에선 한 토론자가 “인도네시아 버카시에 있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4명이 숨졌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인도네시아에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은 없다.
지난 7일은 삼성이 반도체 진출을 선언한 ‘도쿄선언’ 31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그새 반도체는 하루 1억4000만달러어치가 수출되는 세계 1위 산업으로 자리 잡았다. 삼성 반도체 임직원만 5만명이고 소재·장비 협력사를 포함하면 10만명 넘는 사람들이 일하고 있다.
확인되지 않은 주장, 괴담들이 돌고 돌며 이런 아빠들을 지치게 한다. 독일 나치정권의 선전부장이었던 요제프 괴벨스는 “99가지의 거짓과 1개의 진실의 적절한 배합이 100% 거짓보다 더 큰 효과를 낸다. 대중은 처음엔 거짓말을 부정하고 그 다음엔 의심하지만 되풀이하면 결국 믿게 된다”고 했다.
더 이상 괴담이 우리 아빠들의 어깨를 무겁게 하지 않기를 바란다.
김현석 산업부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