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혁신 3개년 계획] 50일간 작업…朴, 담화 15분 전까지 손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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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 나오기까지
19일 언론에 초안 공개 후…'삼탕' 지적에 전면 보완
19일 언론에 초안 공개 후…'삼탕' 지적에 전면 보완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이 25일 형체를 드러내기까지 지난 한 달반 동안 숱한 우여곡절이 있었다.
3개년 계획은 지난달 6일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불쑥 던진 화두였다. 청와대는 곧바로 기획재정부에 구체적인 로드맵 마련을 지시했고, 발표 시점을 2월 말로 제시했다. 그때부터 기재부 경제정책국 등 핵심 부서는 한 달반 동안 온통 이 작업에 매달렸다. 이 과정에서 수시로 경제수석실에 보고하고, 내용을 조율하며 초안을 완성해갔다.
기재부는 지난 19일 66쪽 분량의 초안을 공개했다. 주요 언론사 경제부장단과 논설실장단 대상 간담회도 열었다. 하지만 간담회에선 “알맹이가 없고 재탕 삼탕이다”는 등의 지적이 나왔고, 청와대 자체 조사에서도 부정적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이때부터 청와대는 비상이 걸렸다. 기재부에 내용을 전면 보완하라는 지시가 내려갔다는 얘기도 들렸다. 21일 예정된 기재부의 상세 자료 배포도 취소됐다. 청와대와 기재부 관계자들의 얘기를 종합하면 청와대는 이날 김기춘 비서실장 주재로 수석비서관회의를 열어 이 문제를 집중 논의했다. 3개년 계획을 초안대로 발표할 것인지, 아니면 내용을 전면 수정 보완할 것인지, 또 발표 형식은 어떻게 할 것인지 등을 놓고 난상토론을 벌였다. 하지만 시간이 촉박해 전면 수정 보완은 현실적으로 힘들다고 보고, 발표 내용을 약간 조정하는 쪽으로 결론을 냈다.
청와대는 또 기재부 발표보다는 박 대통령이 직접 육성으로 담화문을 발표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보고 주말 내내 담화문 작성에 집중했다. 경제수석실과 연설기록비서관실 등에서 마련한 담화문 초안은 박 대통령이 직접 첨삭을 했고, 당일 아침까지도 수정을 거듭했다. 때문에 담화문은 발표 시작 15분 전인 오전 9시45분에야 최종본이 완성됐다.
담화문에는 기재부 자료에 없는 통일 부분이 더해졌다. 담화문 초안에는 남북 경협사업 등 경제적 측면에서 통일을 준비하는 내용이 주를 이뤘지만 최종본에는 대통령 직속 통일준비위원회 설립 내용으로 수정됐다.
정종태/주용석 기자 jtchung@hankyung.com
3개년 계획은 지난달 6일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불쑥 던진 화두였다. 청와대는 곧바로 기획재정부에 구체적인 로드맵 마련을 지시했고, 발표 시점을 2월 말로 제시했다. 그때부터 기재부 경제정책국 등 핵심 부서는 한 달반 동안 온통 이 작업에 매달렸다. 이 과정에서 수시로 경제수석실에 보고하고, 내용을 조율하며 초안을 완성해갔다.
기재부는 지난 19일 66쪽 분량의 초안을 공개했다. 주요 언론사 경제부장단과 논설실장단 대상 간담회도 열었다. 하지만 간담회에선 “알맹이가 없고 재탕 삼탕이다”는 등의 지적이 나왔고, 청와대 자체 조사에서도 부정적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이때부터 청와대는 비상이 걸렸다. 기재부에 내용을 전면 보완하라는 지시가 내려갔다는 얘기도 들렸다. 21일 예정된 기재부의 상세 자료 배포도 취소됐다. 청와대와 기재부 관계자들의 얘기를 종합하면 청와대는 이날 김기춘 비서실장 주재로 수석비서관회의를 열어 이 문제를 집중 논의했다. 3개년 계획을 초안대로 발표할 것인지, 아니면 내용을 전면 수정 보완할 것인지, 또 발표 형식은 어떻게 할 것인지 등을 놓고 난상토론을 벌였다. 하지만 시간이 촉박해 전면 수정 보완은 현실적으로 힘들다고 보고, 발표 내용을 약간 조정하는 쪽으로 결론을 냈다.
청와대는 또 기재부 발표보다는 박 대통령이 직접 육성으로 담화문을 발표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보고 주말 내내 담화문 작성에 집중했다. 경제수석실과 연설기록비서관실 등에서 마련한 담화문 초안은 박 대통령이 직접 첨삭을 했고, 당일 아침까지도 수정을 거듭했다. 때문에 담화문은 발표 시작 15분 전인 오전 9시45분에야 최종본이 완성됐다.
담화문에는 기재부 자료에 없는 통일 부분이 더해졌다. 담화문 초안에는 남북 경협사업 등 경제적 측면에서 통일을 준비하는 내용이 주를 이뤘지만 최종본에는 대통령 직속 통일준비위원회 설립 내용으로 수정됐다.
정종태/주용석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