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약없는 이별…이산가족 "생사확인 시스템 마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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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성 행사로 끝나 아쉬워"
상봉인원 확대·서신교환 등 하루빨리 정례화를
상봉인원 확대·서신교환 등 하루빨리 정례화를
“작별상봉 종료 10분 전입니다. 북측 가족들은 버스에 탑승할 준비를 하세요.”
25일 오전 10시 금강산 이산가족 면회소. 안내방송이 흘러나오자 상봉장은 울음바다가 됐다. 북쪽 박종성 씨(87)는 남쪽의 세 여동생 종분, 종옥, 종순씨의 손을 잡아끌며 “나랑 같이 가자, 같이 살자”고 했다.
60여년 만에 혈육과 만난 북쪽 상봉 대상자 88명은 버스에 탄 채 남쪽 가족 357명과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3년4개월 만에 1, 2차로 나눠 진행한 설 계기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는 이렇게 마무리됐다.
◆“생사 확인이라도 할 수 있어야”
이번에 북쪽 가족을 만난 이산가족들은 상봉 행사가 1회성 만남에 그친 것에 아쉬움을 토로했다. 1차 상봉에서 남쪽 상봉단 최고령자 김성윤 씨(96·여)와 동행한 아들 고정삼 씨(67)는 “만나는 것만 해도 반가웠지만 헤어질 때는 허무했다”며 “정부에서 추후에라도 화상 상봉이나 편지 왕래라도 할 수 있도록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생사를 확인한 이산가족들에게는 사망시 통보 등 최소한의 연락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일부가 2011년 이산가족 1만6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북한에 있는 가족과의 교류 방법으로 생사 확인을 선호한다는 응답자가 40.4%로 가장 많았다. 조사 대상자 가운데 대북 교류단체 등을 통해 북쪽 가족의 생사를 확인한 사람은 8.4%에 불과했다.
◆고령화…상봉 확대 시급
이산가족의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상봉을 정례화하고 그 규모를 확대하는 일도 시급하다. 이번 1차 남쪽 상봉단 82명의 경우 90대 25명, 80대 41명, 70대 9명, 69세 이하 7명으로 80세 이상 고령자가 80%를 넘는다. 2차 상봉에 나섰던 북쪽 이산가족 88명은 80~89세가 82명, 70~79세가 6명으로 80대가 93%를 넘었다.
통일부와 대한적십자사가 공동 운영하는 이산가족정보통합시스템에 따르면 1988년부터 지난해 12월 말까지 등록한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는 12만9264명이다. 이 중 지난해까지 가족을 만난 사람은 남북 통틀어 2만5282명으로 20%도 안 된다.
이 때문에 상봉 인원을 대폭 늘리든가, 서신왕래라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게 이산가족들의 바람이다. 안정적인 서신 교환을 위해서는 남북한 사이에 자유롭게 우편물이 오갈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옛 동·서독도 주민들이 서신뿐 아니라 인적 왕래를 통해 물품도 주고받을 수 있도록 했으며 이는 이산가족의 정신적 고통을 덜어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25일 오전 10시 금강산 이산가족 면회소. 안내방송이 흘러나오자 상봉장은 울음바다가 됐다. 북쪽 박종성 씨(87)는 남쪽의 세 여동생 종분, 종옥, 종순씨의 손을 잡아끌며 “나랑 같이 가자, 같이 살자”고 했다.
60여년 만에 혈육과 만난 북쪽 상봉 대상자 88명은 버스에 탄 채 남쪽 가족 357명과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3년4개월 만에 1, 2차로 나눠 진행한 설 계기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는 이렇게 마무리됐다.
◆“생사 확인이라도 할 수 있어야”
이번에 북쪽 가족을 만난 이산가족들은 상봉 행사가 1회성 만남에 그친 것에 아쉬움을 토로했다. 1차 상봉에서 남쪽 상봉단 최고령자 김성윤 씨(96·여)와 동행한 아들 고정삼 씨(67)는 “만나는 것만 해도 반가웠지만 헤어질 때는 허무했다”며 “정부에서 추후에라도 화상 상봉이나 편지 왕래라도 할 수 있도록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생사를 확인한 이산가족들에게는 사망시 통보 등 최소한의 연락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일부가 2011년 이산가족 1만6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북한에 있는 가족과의 교류 방법으로 생사 확인을 선호한다는 응답자가 40.4%로 가장 많았다. 조사 대상자 가운데 대북 교류단체 등을 통해 북쪽 가족의 생사를 확인한 사람은 8.4%에 불과했다.
◆고령화…상봉 확대 시급
이산가족의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상봉을 정례화하고 그 규모를 확대하는 일도 시급하다. 이번 1차 남쪽 상봉단 82명의 경우 90대 25명, 80대 41명, 70대 9명, 69세 이하 7명으로 80세 이상 고령자가 80%를 넘는다. 2차 상봉에 나섰던 북쪽 이산가족 88명은 80~89세가 82명, 70~79세가 6명으로 80대가 93%를 넘었다.
통일부와 대한적십자사가 공동 운영하는 이산가족정보통합시스템에 따르면 1988년부터 지난해 12월 말까지 등록한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는 12만9264명이다. 이 중 지난해까지 가족을 만난 사람은 남북 통틀어 2만5282명으로 20%도 안 된다.
이 때문에 상봉 인원을 대폭 늘리든가, 서신왕래라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게 이산가족들의 바람이다. 안정적인 서신 교환을 위해서는 남북한 사이에 자유롭게 우편물이 오갈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옛 동·서독도 주민들이 서신뿐 아니라 인적 왕래를 통해 물품도 주고받을 수 있도록 했으며 이는 이산가족의 정신적 고통을 덜어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