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유출 이후 달라진 금융소비자들 "인터넷뱅킹은 불안"…은행창구가 북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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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점마다 대기번호 급증
"악용될라" 카드사용도 줄여
"악용될라" 카드사용도 줄여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터진 지난 1월 이후 은행 영업점을 직접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25일 오후 서울 태평로 한 시중은행 영업점에서 사람들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박신영 기자](https://img.hankyung.com/photo/201402/AA.8405821.1.jpg)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인터넷뱅킹이나 모바일뱅킹 대신 직접 은행을 찾는 ‘아날로그족’이 급격히 늘고 있다.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사람도 줄고 있다. 자칫했다가는 개인정보가 유출돼 범죄에 이용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인터넷뱅킹 이용건수 급감
![개인정보유출 이후 달라진 금융소비자들 "인터넷뱅킹은 불안"…은행창구가 북적인다](https://img.hankyung.com/photo/201402/AA.8406690.1.jpg)
개인정보 유출을 두려워하는 아날로그족이 많아지고 있어서다. 아날로그족의 증가는 인터넷뱅킹 건수가 줄어드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한 시중은행의 인터넷·모바일뱅킹을 통한 계좌 이체 건수를 살펴보면 작년 12월 2636만1000건에서 지난 1월 2521만1000건으로 115만건 줄었다.
이 은행 관계자는 “인터넷뱅킹 이용건수는 스마트폰 출시 이후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는 상황이었다”며 “이번처럼 한 달 만에 100만건 이상 이체 실적이 감소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터넷뱅킹을 이용하더라도 조회 서비스만 이용할 뿐 계좌이체는 은행 창구에서 직접 하겠다는 사람이 늘고 있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중장년 고객을 대상으로 한 인터넷뱅킹과 스마트폰을 활용한 모바일뱅킹 강좌도 중단됐다. 다른 시중은행의 명동PB센터장은 “거액 자산가들에 대한 서비스 차원에서 한 달에 한 번꼴로 인터넷·모바일뱅킹 강좌를 열었다”며 “하지만 최근엔 정보 유출 우려로 모바일뱅킹을 활용하기 싫다는 사람이 많아 당분간 강좌를 열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카드 사용 실적도 줄어
아예 신용카드나 체크카드 사용을 줄이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카드를 잘못 사용했다가 자신의 정보가 유출돼 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는 탓이다.
여신전문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1월 카드 이용 실적은 42조6000억~42조7000억원으로 추산됐다. 이는 작년 1월(43조1000억원)에 비해 1%가량 줄어든 것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에 대한 불신이 확산되고 있어 2월 이용금액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약 2% 이상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소비자의 전반적인 경제심리를 보여주는 한국은행의 소비자심리지수가 2013년 1~2월 102에서 지난 2월 108로 6포인트나 오른 것과는 반대되는 현상이다.
금융권에서는 이 같은 분위기가 당분간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각 카드사들이 지난달 24일부터 정보가 유출된 개인들에게 관련 내용을 담은 우편을 발송하고 있어서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우편을 통해 개인정보가 유출됐음을 재확인하면 카드 사용이나 인터넷·모바일뱅킹 등을 꺼리는 분위기가 다시 한번 확산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신영/임기훈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