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유독물질 2만5천t '둥둥'…조난선박 처리 '하세월'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지난해 12월29일 새벽 부산 태종대 남동쪽 해상에서 화물선과 부딪친 뒤 공해상에서 표류하고 있는 홍콩선적 화학물질운반선 마리타임 메이지호(2만9211t)가 두달 가까이 피난항을 찾지 못해 사고수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화학물질운반선 선사 측은 한·일 양국에 피난항 제공을 요청했지만 일본은 공식거부했고, 해양수산부도 난색을 나타내고 있어 사태 해결 실마리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남해해양경찰청과 부산지방해양항만청에 따르면 화학물질 운반선은 현재 일본 대마도 남서쪽 공해상에서 표류하고 있다. 선사 측은 이 배가 해류에 더이상 끌려가지 않도록 예인선 등을 동원, 지탱하고 있는데 바다 날씨가 좋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문제는 충돌로 인한 선박화재가 진화되긴 했지만 이 배에 유독성 화학물질 2만5000t이 실려 있다는 점이다. 화학물질이 바다로 유출되는 2차 사고를 막으려면 배에 남아 있는 유독성 화학물질을 안전하게 옮기는 게 급선무다.
선사 측은 배에 자체 동력이 없기 때문에 유독물질을 다른 선박 등에 옮기는 작업을 하려면 배를 근처 항만 쪽으로 예인하는 게 시급하다고 판단, 지난달 중순께부터 한·일 양국에 긴급 피난항을 제공해달라고 요청했다. 일본은 2차례 거부의사를 밝혔다. 해수부도 부산항 신항을 피난항으로 정했다가 여러 문제가 불거지자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있으나 뾰족한 대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선사 측은 부산항 신항 정박지를 피난항으로 쓰게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부산해항청은 ‘절대 불가’ 입장이다. 선박 통항량이 많은데다 인근에 김·파래 양식장도 있고 멀지 않은 곳에 문화재보호구역인 을숙도 철새도래지까지 있어 2차 사고가 발생하면 큰 피해가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또 부산항은 컨테이너 항만이기 때문에 유독물질 해상 이송작업 경험도 많지 않다. 다른 피난항으로 남해안 항만 3곳이 거론되고 있지만 해수부는 2차 사고 걱정 때문에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선사 측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사고 선박을 지탱하는 비용만 하루 2억원이 넘고 화물운송 지연에 따른 피해가 어마어마하다는 게 선사 측 주장이다. 선사 관계자는 “항만에 들어가지도 않고 안전한 피항지에서 안전조치를 한뒤 화학물질을 다른 배에 옮겨 싣는 작업만 하면 되는데 피난항이 정해지지 않아 난감하다”며 “한·일 양국에 피난항을 제공해달라고 계속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
26일 남해해양경찰청과 부산지방해양항만청에 따르면 화학물질 운반선은 현재 일본 대마도 남서쪽 공해상에서 표류하고 있다. 선사 측은 이 배가 해류에 더이상 끌려가지 않도록 예인선 등을 동원, 지탱하고 있는데 바다 날씨가 좋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문제는 충돌로 인한 선박화재가 진화되긴 했지만 이 배에 유독성 화학물질 2만5000t이 실려 있다는 점이다. 화학물질이 바다로 유출되는 2차 사고를 막으려면 배에 남아 있는 유독성 화학물질을 안전하게 옮기는 게 급선무다.
선사 측은 배에 자체 동력이 없기 때문에 유독물질을 다른 선박 등에 옮기는 작업을 하려면 배를 근처 항만 쪽으로 예인하는 게 시급하다고 판단, 지난달 중순께부터 한·일 양국에 긴급 피난항을 제공해달라고 요청했다. 일본은 2차례 거부의사를 밝혔다. 해수부도 부산항 신항을 피난항으로 정했다가 여러 문제가 불거지자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있으나 뾰족한 대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선사 측은 부산항 신항 정박지를 피난항으로 쓰게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부산해항청은 ‘절대 불가’ 입장이다. 선박 통항량이 많은데다 인근에 김·파래 양식장도 있고 멀지 않은 곳에 문화재보호구역인 을숙도 철새도래지까지 있어 2차 사고가 발생하면 큰 피해가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또 부산항은 컨테이너 항만이기 때문에 유독물질 해상 이송작업 경험도 많지 않다. 다른 피난항으로 남해안 항만 3곳이 거론되고 있지만 해수부는 2차 사고 걱정 때문에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선사 측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사고 선박을 지탱하는 비용만 하루 2억원이 넘고 화물운송 지연에 따른 피해가 어마어마하다는 게 선사 측 주장이다. 선사 관계자는 “항만에 들어가지도 않고 안전한 피항지에서 안전조치를 한뒤 화학물질을 다른 배에 옮겨 싣는 작업만 하면 되는데 피난항이 정해지지 않아 난감하다”며 “한·일 양국에 피난항을 제공해달라고 계속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