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6일 국내 극장가에서 개봉하는 ‘다이애나’.
내달 6일 국내 극장가에서 개봉하는 ‘다이애나’.
1997년 파파라치들의 추적을 피하려다 교통사고로 숨지기 직전, 수영복 차림의 다이애나는 아랍계 부호 도디의 요트에서 카메라에 포착돼 타블로이드 신문에 자주 보도된다. 알고 보니 그녀가 기자에게 미리 귀띔해준 것이다. 사생활 노출을 싫어한 그녀가 이렇게 행동한 이유는 질투심이다.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가 신문에 실린 자신의 모습을 보고 자극받기를 원했던 것이다.

만인의 연인이었지만 단 하나의 진정한 사랑도 얻지 못했던 여인. 영화 ‘다이애나’(3월6일 개봉·올리버 히르비겔 감독)는 비운의 영국 왕세자빈 다이애나 스펜서의 숨겨진 러브스토리를 들춰낸다.

영화는 다이애나가 찰스 왕세자와 별거 중이던 1995년 지인의 병문안을 갔다가 심장 전문의 하스낫 칸을 만나면서 시작된다. 외로운 다이애나는 잘생긴 총각 하스낫에게 끌린다. 영화는 두 사람의 성격을 묘사하는 방식으로 사랑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하스낫은 패스트푸드 햄버거를 즐기고, 줄담배를 피운다. 의사로서 환자에게 금기시하는 것들이다. 하스낫과 다이애나는 라이브 재즈 바에서 데이트를 즐긴다. 재즈가 즉흥성을 강조한 음악이란 점에서 두 사람은 공통점을 지녔다.

카메라는 철저히 다이애나와 하스낫의 주변을 맴돈다. 찰스 왕세자나 엘리자베스 여왕은 배제한다. 그의 두 아들도 뒷모습만 잠시 나온다. 왕실과 분리된 다이애나 개인의 욕망을 그려내기 위한 장치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