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마약밀수 적발 실적이 최근 10년간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약을 밀수하다 적발된 건수는 10년 전에 비해 3.7배 늘었고 마약의 양도 3.3배에 달했다.

관세청은 지난해 국내에 마약을 불법 반입하려다 적발된 건수가 254건을 기록했다고 26일 발표했다. 전년도(232건)에 비해 22건 늘었고, 2004년 이후 최대치다. 적발된 마약 양은 46.4㎏, 시가로 930억원에 달해 전년도에 비해 각각 38%, 46% 증가했다. 이 역시 2004년 이후 최대 규모다.

마약 적발 실적이 급증한 것은 한국이 마약청정국이라는 점을 악용해 일부러 한국을 경유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한국이 마약청정국으로 인식되면서 주요 국가가 한국에서 출발한 국제우편물이나 여행객의 짐을 상대적으로 덜 감시한다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2011년 7.8㎏이던 마약 중계밀수 적발 실적은 지난해 16㎏으로 크게 늘었다. 중계밀수가 증가하면서 국내에 불법 반입되는 마약의 규모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마약 밀수에는 상당한 위험이 따르기 때문에 들여올 때 한 번에 많이 들여온다는 뜻이다.

지난해 메트암페타민(필로폰)의 경우 전년보다 단속 건수가 34% 감소했지만 적발량은 44% 증가했다.

인터넷 거래를 통해 국제우편물로 마약을 밀반입하다 적발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국제우편물에 마약을 섞어 들여오다 적발된 건수는 2011년 92건, 2012년 91건에서 지난해 139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마약 밀수꾼이 아닌 일반인이 알약 형태의 신종 마약을 해외에서 구매해 들여오다 걸리는 사례도 많다.

관세청에 적발된 신종 마약 밀수 건은 2009년 17건에서 지난해 104건으로 급증했다. 적발된 신종 마약의 중량도 이 기간 0.8㎏에서 6.9㎏으로 늘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