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코스피지수는 추가 상승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날 연중 최고치를 찍은 데 대한 심리적 부담이 작용할 수 있지만 근본적인 투자 흐름을 바꿔놓을 정도는 아니다.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질지 주목된다.

미국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우려는 낮아졌다. 일본 엔화 약세도 속도를 늦추면서 코스피 하방 압력이 완화됐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밤 사이 미국 증시는 1월 신규 주택지수가 전망치를 웃돈 것에 힘입어 소폭 상승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8.75포인트(0.12%) 오른 1만6198.41에 장을 마쳤다.

나스닥지수는 4.48포인트(0.10%)뛴 4292.06으로 마감했다. 나스닥은 장중 14년 만에 최고 수준까지 뛰었다. 장 마감 직전 상승폭이 줄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전날과 같은 1845.16으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지수는 전날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수에 한달 만에 1970선을 회복했다. 전 거래일보다 5.91포인트(0.30%) 오른 1970.77로 마감해 올 들어 최고 기록을 세웠다.

외국인은 나흘째 코스피 시장에서 주식을 쓸어담았다. NAVER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을 집중 공략했다.

임동락 한양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지수가 1970선에 다시 안착하며 신흥국 금융 위기 우려로 발생했던 가격 조정 하락폭을 대부분 만회했다" 며 "하방 변동성 완화, 선진국 증시와의 동조화, 외국인 수급 개선 등이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초체력(펀더멘탈) 여건 상 본격적인 지수 상승 흐름에 접어들었다고 단정하긴 어렵다" 면서 "방향성 결정의 키를 쥐고 있는 외국인 매수가 지속되는 한 반등 연장에 무게를 둬야 한다"고 말했다. 또 "외국인과 연기금이 선호하는 시가총액 상위 종목군에 대한 관심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3분기와 같은 외국인의 공격적 매수 현상이 재연될 지는 미지수" 라면서도 "매도 경향이 낮아지는 건 분명해 외국인 자금 흐름에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엔화 약세 완화로 글로벌 자금이 일본에서 한국으로 넘어올 여지가 커졌고, 테이퍼링에 따른 신흥국 위기가 진정된 점은 호재로 꼽았다. 정부의 경제혁신 3개년 계획에 따른 정책 기대감이 높아진 것도 외국인 투자 심리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박 연구원은 "3월 중순 발표될 미국과 중국의 경제지표를 눈여겨 봐야 한다" 며 "두 나라의 경기 상승 동력(모멘텀) 회복이 외국인 자금의 추가 유입에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