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이 5일 연속 순매수를 이어가면서 외국인들이 몰고 온 증시 봄기운이 지속될지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주요 외국계 증권사들이 잇따라 한국 증시에 긍정적 평가를 내놓고 있는 가운데 일부 유럽계 증권사의 시각은 다소 부정적이어서 주목된다. 월초 시장을 짓눌렀던 대내외 불확실성이 사그라지고 있어 외국인 자금 추가 이탈보다는 복귀 쪽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외국인 5일 연속 ‘사자’


27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7.66포인트(0.39%) 오른 1978.43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4일 1886.85까지 떨어졌던 지수는 조금씩 올라 두 달여 만에 1980선 회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외국인은 이날 1300억원 넘는 주식을 순매수하며 5일 연속 ‘사자’ 우위를 나타냈다. 5일 연속 순매수는 작년 12월2일 이후 처음이다. 외국인이 선물시장에서도 3일째 순매수를 이어가면서 작년 11월 이후 지속된 외국인 매도세가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삭티 시바 크레디트스위스 글로벌 이머징마켓 스트래티지스트는 “순매수 규모 등을 감안할 때 최근의 매수세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으로 복귀하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신호탄”이라고 평했다. 이어 “엔화 약세가 눈에 띄게 진정되고 있고, 올해 실적 전망치 하향이 끝나가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 확대’로 제시했다.

BoA메릴린치와 JP모간 등 다른 글로벌 투자은행들도 아시아·태평양 및 이머징 증시 내에서 한국을 상대적으로 매력적인 투자처로 꼽고 있다. BoA메릴린치는 이머징 증시 전반에 대해서는 ‘약세’ 의견을 유지했지만 중국 대만 러시아와 함께 한국은 비중 확대 대상으로 추천했다.

서영호 JP모간 리서치센터장은 “전날 나온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이 단기적으로는 제한적 영향을 미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한국 증시에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말했다.
유럽계 시각은 ‘부정적’

일부 유럽계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부정적인 시각도 남아 있다. 프랑스 금융업체 BNP파리바는 이날 발간한 아시아 전략 보고서에서 한국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 확대’에서 ‘비중 축소’로 하향 조정했다. 마진 압박이 심해지면서 대형 수출주들의 이익이 훼손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BNP파리바의 투자의견 하향은 유럽계 투자자들의 순매도가 지속되고 있는 와중에 나온 것이어서 추가적인 자금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11월 이후 올 1월까지 3개월간 영국(2조700억원) 프랑스(2960억원) 독일(1130억원) 등 유럽 지역 투자자들은 한국 주식을 대거 내다 팔았다. 특히 지난달에는 룩셈부르크(8640억원) 영국(8300억원) 아일랜드(2010억원) 등이 순매도 상위를 차지했다.

조용준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버블 논란이 있는 미국과 달리 유럽은 아직 상승 여력이 남아 있고, 중국 금융권 불안이 한국 증시에도 당분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외국인 입장에서 단기적으로는 부정적인 시각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선진국 증시와 한국 증시의 밸류에이션 격차가 커진 만큼 외국인 자금은 추가 이탈보다 복귀 가능성이 더 크다는 분석이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