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 격차 큰 연금저축펀드…'갈아타기' 하려면 선진국 주식·가치주 펀드 주목하라
연금저축펀드가 꾸준히 자금을 끌어모으며 덩치를 키워가고 있다. 국내 증시가 장기 박스권에 갇혀 부진한 상황이지만 주식형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두드러지고 있다. 연금저축펀드는 노후 대비용 목돈 마련을 위해 ‘은행 금리+알파(α)’의 수익을 기대하는 상품이나 시황에 따라 펀드 간 수익률 격차가 크게 벌어지고 있어 적극적인 갈아타기(리밸런싱) 전략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펀드 간 수익률 격차 13%P


27일 펀드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초 이후 175개 연금저축펀드로 890억원이 들어왔다. 전체 설정액도 26일 현재 4조7517억원으로 불어났다.

올 들어 자금이 몰리는 펀드는 대부분 국내외 주식형펀드다. 연초 이후 10억원 이상 자금을 모은 연금저축펀드 18개 중 16개가 주식형 또는 주식혼합형이었다. ‘한국밸류10년투자연금증권전환형1(주식)’(343억원)로 가장 많은 자금이 들어왔고, ‘미래에셋글로벌그레이트컨슈머연금증권전환형1(주식)’(300억원) ‘하나UBS인BEST연금1(주식)’(68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미래에셋글로벌다이나믹연금증권전환형자1(채권)’(35억원) 등 채권형펀드에서는 자금 유출이 두드러졌다.

올 들어 펀드 간 수익률 격차(설정액 10억원 이상 펀드 대상)는 13%포인트 넘게 벌어졌다. ‘피델리티연금미국증권전환형자(주식-재간접형)C’(5.14%)와 ‘프랭클린미국인컴자(주식혼합-재간접형)C-P’(2.49%) ‘피델리티유럽자(주식-재간접형)PRS’(2.11%) 등 선진국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들이 연초 이후 2~5%의 수익을 내면서 상위권을 차지했다.

반면 연초 신흥국 증시가 크게 조정을 받은 탓에 ‘우리행복연금차이나인덱스증권전환형자1(주식-파생형)’(-8.41%) ‘신한BNPP해피라이프연금브릭스증권전환형자1(주식)’(-5.55%) 등은 5% 넘는 손실을 보고 있다.

펀드 갈아타기 전략 필요

투자기간을 5년으로 늘리면 성과 차이는 더 크게 벌어진다. 최근 5년간 성과가 좋은 상위펀드들은 ‘하이스마일연금증권전환형1(주식)’(118.84%) 등 모두 주식형펀드로 100% 넘는 수익률을 냈다. 반대로 ‘우리연금C1(국공채)’(12.15%) 등 채권형펀드들은 10% 조금 넘는 수익률에 머물면서 상위권 주식형펀드들과 100%포인트 넘는 성과 차이를 나타냈다.

따라서 연금저축펀드가 10~20년 이상 장기투자상품이긴 하지만 일정주기에 맞춰 펀드 간 갈아타기 전략을 적극 구사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문승현 한국투자증권 상품전략부장은 “초과 수익을 염두에 두고 연금저축신탁이나 보험 대신 펀드로 연금저축 포트폴리오를 짜는 투자자들이 증가하고 있다”며 “시황에 따라 펀드 간 수익 격차가 크기 때문에 6개월마다 시황에 맞는 적극적인 리밸런싱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그는 “올해는 장기 성과가 꾸준한 국내 가치주펀드와 최근 글로벌 경기회복에 따른 견조한 수익이 기대되는 미국주식, 유럽주식펀드, 유럽하이일드펀드로 분산 투자하는 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