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입자 '내집마련 비용' 확 줄었다

전셋값 급등 여파…8년전보다 1억원 급감

수도권 아파트에서 사는 사람이 전세에서 매매로 갈아탈 경우 추가되는 비용은 2006년 집값 급등기에 비해 평균 1억원가량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택가격은 지속적으로 떨어진 데 반해 전셋값은 급등세를 이어가는 바람에 전세가격과 매매가의 격차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27일 부동산정보업체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수도권 3억원 미만 아파트를 전세에서 매매로 전환할 경우 2006년에는 평균 1억9711만원이 들었지만, 지금은 9517만원이 필요하다. 8년 사이에 1억194만원이 줄어든 것이다.

수도권 3억~4억원 아파트의 매매전환 비용은 같은 기간 7억7161만원에서 1억9716만원으로 5억7445만원이 감소했다. 4억~5억원 아파트의 매매전환 비용은 7억9111만원(10억6150만원→2억7040만원)이 줄었다. 6억원이 넘는 고가 아파트의 매매전환 비용은 16억2318만원에서 5억5765만원으로 10억6533만원 급감했다. 수도권 전체 아파트의 평균 매매전환 비용은 같은 기간 1억616만원이 줄었다.

한편 19개월 연속 상승세를 기록 중인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이 처음으로 3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2월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3억25만원으로 1월 서울 평균(2억9675만원) 대비 350만원(1.18%) 올랐다.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가 3억원을 돌파한 것은 2011년 6월 조사를 시작한 이후 처음이다.

수도권 아파트의 평균 전세 가격은 2억1503만원으로 전달(2억1266만원)보다 237만원(1.11%) 올랐다. 전국 평균 전세 가격은 1억7431만원으로 한 달 사이 155만원(0.90%) 상승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기존 세입자들이 전세 재계약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다 집주인들이 전세를 월세로 돌리다 보니 전셋값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현진 기자 ap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