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산염 등 식품 첨가물을 놓고 벌어진 유해성 논쟁이 소비자들의 구매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첨가물이 없는 제품을 내세운 ‘무첨가 마케팅’을 벌인 업체의 시장점유율이 하락하는 역효과도 나고 있다.

27일 시장조사기관 AC닐슨에 따르면 남양유업이 작년 12월 첨가물인 인산염을 뺀 커피믹스 누보를 내놓고 대대적인 무첨가물 마케팅을 펼쳤지만 시장점유율은 오히려 10.6%로 전달보다 1.6%포인트 떨어졌다.

남양유업은 “누보는 출시 후 3개월간 100억원가량의 매출을 올리며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대형마트의 할인행사 등을 감안하면 눈에 띄는 증가세는 아니라는 평이다.

남양유업은 2010년 커피 시장에 진출할 때 첨가물 유해성 논쟁을 일으키며 단숨에 10%대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이번에도 누보를 내놓고 무첨가 마케팅을 대대적으로 벌여 선두인 동서와 격차를 줄인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인산염에 대한 국제규제가 없고, 첨가물의 유해성 논쟁에 대한 피로도가 높아지면서 효과를 얻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CJ제일제당과 동원F&B 간에 벌어진 연어캔 논쟁도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는 평가다. CJ는 동원의 연어캔에 색소가 첨가돼 붉은빛을 띤다는 식의 광고를 내보냈지만 이 마케팅은 역효과를 냈다.

동원 측이 연어의 종류가 달라 색깔에 차이가 나는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적극 대응한 결과다. 지난해 9월 시장점유율(선물세트 제외)에서 87.2%를 기록, 1위를 달리던 CJ의 점유율은 지난달 40.4%로 떨어졌다. 반면 동원의 점유율은 같은 기간 6.1%에서 36.6%로 급등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