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의 특성 중 하나는 자유로운 기업문화가 잉태한 다양성이다. 인종과 국적뿐 아니라 다양한 경력과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어우러져 실리콘밸리의 기업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인종이다. 미국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1970년대만 해도 실리콘밸리 인구의 83%를 차지했던 백인 비율이 2012년에는 39% 정도로 뚝 떨어졌다. 대신 아시아인(29%)과 히스패닉(26%) 비중이 크게 늘었다. 그중에서도 소프트웨어 개발자 등 실리콘밸리 내 첨단기술 관련 일자리의 50.1%는 아시아계가 차지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인재들이 모여드는 만큼 실리콘밸리 기업은 인재를 뽑을 때 출신이나 인종을 따지지 않는다. 창의성과 기술력을 기준으로만 능력을 평가하고 있다. 고학력 이민자들의 취업과 창업은 실리콘밸리 경제에도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미국 창업 투자 정보회사인 엔젤리스트에 따르면 지난해 실리콘밸리에서 창업한 회사의 46%가 외국에서 출생한 사람들이 창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리콘밸리 내 이민자 비중이 그만큼 높아진 셈이다. KOTRA 실리콘밸리 창업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계 기업인 창업도 160여건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창업한 회사들의 사업 분야도 다양하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실리콘밸리 내 벤처캐피털 투자 분야를 보면 소프트웨어 관련 사업에 40% 이상이 집중됐지만 바이오와 미디어, 의료기기와 에너지, 정보기술(IT)서비스와 반도체 등에도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이성규 KOTRA 실리콘밸리 창업센터 전문위원은 “다양성을 존중하는 문화가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가진 기업을 배출하는 힘”이라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