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학생들에게 쫓겨나는 민주노총의 중앙대 개입 투쟁
민주노총이 직접 상관도 없는 대학의 청소노동자 파업에 가세해 응원투쟁을 하다 대학생들에 의해 쫓겨나게 됐다. 중앙대 총학생회가 한 달째를 맞는 이 대학 청소노동자 파업 현장에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는 나가달라고 공식 요구한 것이다. 전통적으로 노동단체에 우호적이었던 대학 학생회가 반(反)민주노총 성명을 낸 것 자체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대학생들은 학내 천막농성을 사실상 주도해온 민주노총의 요구가 애초 파업의 명분이었던 근로조건 개선과는 상관이 없다고 지적했다. 징계위원회 노사동수 구성, 신규직원 추천권, 노조활동 유급보장이 정치적 슬로건일 뿐 순수한 노사 간 쟁점이 아니라는 얘기다. 학생들이 110여명 청소노동자 중 3분의 2가량을 대면조사해 이들의 요구사항을 직접 청취했다는 점도 주목된다. 우리사회에 만연한 언더도그마(underdogma) 현상에서 벗어나 대학 일각에서 우상인 양 여겨온 민주노총의 기만적인 정치성 가면을 벗겨버린 것이다. 이런 해법이야말로 진지한 과학적 접근이라 할 만하다. 청소노동자들은 용역회사 소속이어서 실상 중앙대는 교섭대상도 아니었다. 그런 점에서 ‘노동자의 권리’ 운운하며 총장에게 중재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소속의 이 대학 교수 40여명은 학생들에게조차 참으로 부끄럽게 됐다.
중앙대만이 아니었다. 회사를 기울게 한 한진중공업의 크레인투쟁에도, 철도노조의 불법파업 뒤에도 민주노총은 어김없이 서 있었다. 밀양의 송전탑 공사장처럼 명백히 노사 이슈가 아닌 데까지 민주노총은 대규모 정치버스를 동원해 개입했다. 갈등의 틈만 있으면 어떻게든 머리띠부터 두르고 보는 투쟁 본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