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웅섭 정책금융공사 사장이 28일 취임식을 하고 업무를 시작했다. 진 사장은 취임사에서 “정부 정책과 다른 의견을 가질 수 있겠지만 공공기관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정부 정책과 방향을 같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부 방침인 산업은행과의 통합을 착실히 준비해나가겠다는 의지다.

진 사장 말대로 정책금융공사는 산은과의 통합을 앞두고 있다. 국회에서 ‘통합산은법’이 통과되면 통합 작업은 본격화된다. 산은과 통합하는 순간 진 사장의 임기도 끝난다. 4월 임시국회에서 산은법이 통과되면 내년 초 정책금융공사는 산은에 통합될 전망이다. 이 경우 진 사장의 임기는 길어야 1년이다.

금융계에서는 이처럼 임기가 짧은 정책금융공사 사장에 금융위원회 고위 관료를 임명한 것을 두고 이런저런 얘기가 오간다. 금융위는 “정책금융공사가 산은과 통합할 때까지 성장사다리펀드 운용 등 제 역할을 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통합에 확실한 의지를 가진 사람을 보내 무리 없이 통합 작업을 마무리하겠다는 의도도 깔려 있다. 내심으론 꽉 막힌 금융위 인사에 숨통을 틔우자는 생각도 작용한 듯하다. 이런 사정을 잘 알고 험한 일을 마다치 않는 진 사장이 사장직을 받아들였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일부에서는 정책금융공사 사장 이후 다른 자리를 보장받은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오지만 현실성은 크지 않다.

물론 진 사장의 임기가 길어질 수도 있다. 지방선거를 앞둔 4월 임시국회에서 통합 산은법이 통과된다고 장담할 수 없어서다.

한편 공석이 된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에는 이해선 금융위 중소금융정책관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