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큰 場' 선다…3월 '소장펀드' 첫 선, 펀드 슈퍼마켓 개설
작년 한 해 동안 주식형펀드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10조원을 훌쩍 넘었다. 국내외 증시가 방향성 없이 등락을 거듭했던 게 가장 큰 이유다. 이 돈은 머니마켓펀드(MMF) 등 현금성 자산이나 특별자산펀드로 유입됐다.

올 들어 분위기가 조금씩 달라지는 모습이다. 두 달 연속 주식형펀드로 자금이 순유입됐다. 펀드만한 투자 대안이 마땅치 않아서다. 자산운용업계는 특히 3월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소득공제 혜택을 주는 펀드가 첫선을 보이는 데다 온라인 펀드 백화점인 ‘펀드 슈퍼마켓’도 출범하기 때문이다.

○‘세제 혜택 펀드’ 이달 말 첫선

연간 총급여액이 5000만원 이하인 근로소득자를 대상으로 세제 혜택을 주는 소득공제 장기펀드(소장펀드)는 오는 20일 전후 나올 예정이다. 연간 최대 납입액은 600만원(월 기준 50만원)이다. 최대액을 넣으면 연말정산 때 40%(240만원)만큼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세금 환급액은 약 40만원이다. 원금만 그대로 보존돼도 수익률이 6.7%에 달한다는 계산이다.

최소 5년 이상 가입해야 한다. 최장 10년까지다. 가입 후 급여가 8000만원이 될 때까지 소득공제를 지속적으로 받을 수 있다. 가입 후 한 운용사 내 다른 펀드로 갈아탈 수 있지만 다른 회사 펀드로는 옮길 수 없다.

삼성·미래에셋 등 대부분 운용사가 소장펀드를 대거 출시할 계획이다. 대부분 국내 주식을 40% 이상 담은 엄브렐러형 펀드다. 엄브렐러 구조는 시장 상황에 따라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방식이다. 예컨대 A사의 주식형 소장펀드에 넣었다가 증시 상황에 따라 같은 회사의 채권형 소장펀드로 돈을 옮기는 식이다. 펀드 이동 때 별도의 수수료는 붙지 않는다.

거액 자산가를 위한 분리과세 하이일드펀드도 이달 말 나온다. 총자산의 30% 이상을 비우량 채권이나 코넥스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로, 분리과세가 가능하다. 1인당 5000만원 한도다. 가입기간은 1~3년이다.

○펀드 슈퍼는 ‘수수료 최저’

다양한 펀드에 저렴하게 가입할 수 있는 펀드 슈퍼마켓이 오는 26일께 문을 연다. 펀드 슈퍼를 운영하는 펀드온라인코리아는 작년 9월 47개 운용사들이 공동 설립한 회사다.

일반적으로 소비자가 펀드에 가입하면 3종의 수수료를 납부해야 한다. 가입과 동시에 은행·증권사에 내는 판매수수료와 매년 일정 비율로 떼는 운용·판매보수다. 펀드온라인은 판매수수료를 아예 받지 않고, 판매보수 역시 은행 창구에서 가입할 때에 비해 3분의 1 수준으로 낮추기로 했다. 펀드온라인의 판매보수는 순자산액 대비 △주식형 평균 0.35% △채권형 0.15% △파생상품형 0.3% △재간접형 0.25% 등이다.

펀드온라인은 자체 홈페이지에서 1000여종의 공모펀드를 판매할 계획이다. 한 자리에서 전체 펀드를 1·3년 수익률, 수수료, 판매액, 조회 수, 평가등급 등 다양한 기준으로 정렬하고 검색할 수 있다. 장기 투자 문화를 정착시키겠다는 취지로 가입 후 3년 내 환매하면 0.15%의 후취 수수료를 물도록 했다.

펀드 슈퍼마켓에서 펀드에 가입하려면 우선 우리은행이나 우체국 창구에 한 번 들러야 한다. 펀드 계좌를 열기 위해선 실명 확인을 거쳐야 한다는 금융실명제법 때문이다. 우리은행 등에 이미 펀드 계좌를 갖고 있어도 마찬가지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