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애플' 노리는 테슬라…과실 따먹을 국내 관련株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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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가팩토리 건설, 2차전지株에 당장은 '악재'
경쟁사들 투자 자극 땐 삼성SDI·LG화학 등 수혜
경쟁사들 투자 자극 땐 삼성SDI·LG화학 등 수혜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는 지난주 미국 증시에서 가장 ‘핫’한 종목이었다. 지난달 24일 209.60달러로 출발한 이 종목의 주가는 28일 주초보다 16.8% 오른 244.81달러로 한 주를 마감했다.
세계 최대 규모의 리튬이온전지 공장 ‘기가팩토리’를 건설한다는 계획을 내놓으면서 한 주 내내 주가가 요동쳤다. 이 프로젝트가 성사되면 2020년부터 매년 전기차 50만대를 만들 수 있는 35GWh 규모의 2차전지가 쏟아져 나오게 된다.
○테슬라 효과 의견 분분
테슬라의 성장성에 대한 평가는 미국 내에서도 극과 극으로 엇갈린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지난달 25일 이 종목의 목표주가를 종전보다 25% 높은 320달러로 상향 조정했고 이날 테슬라 주가는 13.94% 뛰었다. 반면 지난달 27일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목표주가를 현재가의 4분의 1 수준인 65달러로 제시했다.
한국에서는 테슬라의 약진이 국내 업체에 ‘독’인지 ‘약’인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기가팩토리 건설 계획은 표면적으론 악재다. 삼성SDI나 LG화학 같은 국내 업체를 새로운 파트너로 참여시키는 대신 자체적으로 전지 부족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어서다. 현재 테슬라의 2차전지 파트너는 일본 업체 파나소닉뿐이다.
그러나 증권 전문가들은 테슬라의 바쁜 행보가 중장기적으로 국내 업체에 호재라는 의견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시장이 커지는 것만 보자는 논리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BMW 등 다른 전기차 제조사들이 테슬라를 견제하기 위해서라도 기존 한국 전지 공급처를 잘 챙길 것”이라며 “국내 전지업체의 몸값이 오히려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테슬라의 기가팩토리 건설은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미로만 받아들여야 한다”며 “사업 확장 과정에서 향후 한국의 2차전지 업체들과 새로운 전략적 제휴를 맺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는 ‘실물’이 나온다
국내 2차전지 관련주들은 테슬라의 행보에 따라 주가 등락을 반복해 왔다. 실적이 아닌 기대감에 따른 장세였던 만큼 알짜 종목을 고르기도, 추세적인 주가를 예측하기도 어려웠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테슬라의 대항마인 BMW가 오는 4월 삼성SDI의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 i3를 국내에 내놓는다. 기아차도 쏘울 전기차 모델을 엇비슷한 시기에 출시한다.
장 연구원은 “전기차가 얼마나 팔리는지 2차전지 공급망에 속한 업체들의 실적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보고 투자전략을 짤 수 있게 됐다”며 “전기차 관련주들에 대한 평가가 한층 후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개별 종목 중에는 삼성SDI가 최대 기대주로 꼽힌다. 이 종목은 2월4일 13만9000원을 단기 저점으로 오름세를 타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이 업체 중대형 전지 사업부의 매출은 지난해 1400억원에서 올해 6000억원으로, 내년에는 1조원 수준으로 꾸준히 늘어날 전망이다.
2차전지 부품과 원재료 공급처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증권은 일렉포일(얇은 구리판)을 만드는 일진머티리얼즈, 전해액 분야 대표업체 솔브레인, 음극재 제조사 포스코켐텍 등을 중장기 유망 종목으로 추천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
세계 최대 규모의 리튬이온전지 공장 ‘기가팩토리’를 건설한다는 계획을 내놓으면서 한 주 내내 주가가 요동쳤다. 이 프로젝트가 성사되면 2020년부터 매년 전기차 50만대를 만들 수 있는 35GWh 규모의 2차전지가 쏟아져 나오게 된다.
○테슬라 효과 의견 분분
테슬라의 성장성에 대한 평가는 미국 내에서도 극과 극으로 엇갈린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지난달 25일 이 종목의 목표주가를 종전보다 25% 높은 320달러로 상향 조정했고 이날 테슬라 주가는 13.94% 뛰었다. 반면 지난달 27일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목표주가를 현재가의 4분의 1 수준인 65달러로 제시했다.
한국에서는 테슬라의 약진이 국내 업체에 ‘독’인지 ‘약’인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기가팩토리 건설 계획은 표면적으론 악재다. 삼성SDI나 LG화학 같은 국내 업체를 새로운 파트너로 참여시키는 대신 자체적으로 전지 부족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어서다. 현재 테슬라의 2차전지 파트너는 일본 업체 파나소닉뿐이다.
그러나 증권 전문가들은 테슬라의 바쁜 행보가 중장기적으로 국내 업체에 호재라는 의견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시장이 커지는 것만 보자는 논리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BMW 등 다른 전기차 제조사들이 테슬라를 견제하기 위해서라도 기존 한국 전지 공급처를 잘 챙길 것”이라며 “국내 전지업체의 몸값이 오히려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테슬라의 기가팩토리 건설은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미로만 받아들여야 한다”며 “사업 확장 과정에서 향후 한국의 2차전지 업체들과 새로운 전략적 제휴를 맺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는 ‘실물’이 나온다
국내 2차전지 관련주들은 테슬라의 행보에 따라 주가 등락을 반복해 왔다. 실적이 아닌 기대감에 따른 장세였던 만큼 알짜 종목을 고르기도, 추세적인 주가를 예측하기도 어려웠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테슬라의 대항마인 BMW가 오는 4월 삼성SDI의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 i3를 국내에 내놓는다. 기아차도 쏘울 전기차 모델을 엇비슷한 시기에 출시한다.
장 연구원은 “전기차가 얼마나 팔리는지 2차전지 공급망에 속한 업체들의 실적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보고 투자전략을 짤 수 있게 됐다”며 “전기차 관련주들에 대한 평가가 한층 후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개별 종목 중에는 삼성SDI가 최대 기대주로 꼽힌다. 이 종목은 2월4일 13만9000원을 단기 저점으로 오름세를 타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이 업체 중대형 전지 사업부의 매출은 지난해 1400억원에서 올해 6000억원으로, 내년에는 1조원 수준으로 꾸준히 늘어날 전망이다.
2차전지 부품과 원재료 공급처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증권은 일렉포일(얇은 구리판)을 만드는 일진머티리얼즈, 전해액 분야 대표업체 솔브레인, 음극재 제조사 포스코켐텍 등을 중장기 유망 종목으로 추천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