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월스트리트 금융회사들이 공화당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공화당 일각에서 대형 금융회사에 대한 세금 인상안이 담긴 세제개혁법안을 내놓자 월가에서 기부금을 끊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1일(현지시간)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A) 골드만삭스 JP모간 등 대형 금융회사들은 로비스트를 통해 공화당 중진의원을 접촉, “법안을 포기하지 않으면 기부금을 한 푼도 줄 수 없다”고 압박하고 나섰다. 공화당 소속의 데이브 캠프 하원 세출세입위원장은 지난달 26일 소득세(39.6%)와 법인세(35%)의 최고세율을 25%로 낮추는 대신 부족한 세수를 대형 금융회사의 세금 인상으로 만회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세제개혁법안을 내놓았다. 금융회사에 대한 세금 인상은 순이익을 줄이고 최고경영자(CEO)등 임직원들의 연봉 감소로 이어진다.

금융회사들이 기부금 중단으로 경고하자 공화당 지도부는 “당론이 아니다”며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에릭 캔터 공화당 원내총무는 최근 금융회사 로비스트들과 오찬 회동을 하고 “캠프 위원장의 법안은 초안에 불과하다”며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공화당으로선 한 푼의 정치자금이 아쉬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증권사 은행 등 금융회사들은 공화당에 2012년 대선 때 1000만달러를 기부했다.

폴리티코는 “월가 금융사들은 민주당의 금융규제 강화에 이어 공화당마저 월가에 등을 돌리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에 휩싸이면서 강경 자제로 돌아섰다”고 분석했다.

워싱턴=장진모 특파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