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의 공동설립자 패트릭 무어 박사가 지구 온난화는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는 보도는 놀랄 만하다. 그는 지난주 미 상원에 출석해 인간 활동이 기후 변화의 원인이라고 말할 수 없으며 이산화탄소 배출과 지구 온도 상승 사이엔 아무런 상관 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무어 박사는 빙하기 시대엔 탄소량이 지금보다 10배나 많았지만 인류는 건재했다며 환경운동가들이 컴퓨터 모델 분석에 의해 제시하는 기후 예측의 부질없음을 역사가 입증해줄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린피스는 로마클럽과 더불어 70년대부터 환경근본주의자와 반자본주의자들을 이끌었던 대표적 좌파 환경 단체다. 독일 녹색당 등 좌파 정치단체를 만드는 데에도 깊숙이 관여했다. 이 단체 설립을 주도했던 무어 박사의 고백에서 지구온난화를 둘러싼 논란의 이면에 있는 정치를 볼 수 있다.

환경주의자들은 로마클럽 보고서나 유엔 정부간기후변화위원회(IPCC)의 기후변화 보고서를 금과옥조로 받들면서 지구촌에 환경 재앙이 닥칠 것이라고 떠들어왔다. 그 결과 교토의정서가 만들어지고 각국이 탄소배출 할당까지 짊어지는 촌극을 연출했다. 하지만 무어 박사는 IPCC 보고서도 통계 분석의 결과가 아니라 소위 전문가들의 주장을 뒷받침하려고 자료를 단순히 끼워맞춘 것에 불과하다고 설명한다.

지금 교토의정서는 휴지가 된 지 오래다. 일부에서는 지구 온난화조차 한때의 조크였다고 농담하는 정도다. 미국은 물론이고 교토의정서를 탈퇴했던 캐나다와 일본도 이 문제엔 이미 무감하다. 탄소세를 도입했던 호주마저 올해 7월부터 탄소세를 폐지한다고 한다. 기업에 고통만 안겨주고 아무런 성과가 없어서다.

하지만 한국은 여전히 지구온난화에 목을 매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를 2020년 이후로 연기해달라고 기업들이 수차례 진정서를 올렸지만 아예 묵살하고 있다. 한번 입력된 오도된 지식을 무작정 신봉한다. 오직 극소수 국가만이 지구온난화의 광기 어린 주술에 사로잡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