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우크라이나 악재'…신흥국 통화가치 일제히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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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림發 쇼크' 글로벌 시장 요동
금·달러·엔화 등 안전자산 선호 확산
브렌트유 등 국제 에너지 값도 급등
금·달러·엔화 등 안전자산 선호 확산
브렌트유 등 국제 에너지 값도 급등
세계 금융시장에 ‘우크라이나발(發) 쇼크’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당장 3일 러시아의 주식과 화폐가치가 폭락하는 등 금융시장이 휘청거렸다. 우크라이나 국가부도에 대한 우려로 금, 달러화, 엔화 등 안전자산은 강세를 보였다. 지정학적 위험이 커지면서 유가와 천연가스 가격 등 에너지 가격은 상승했다. 반면 신흥국 통화 가치는 일제히 하락세를 보이며 불안감을 반영했다.
◆우크라이나 디폴트 위기
우크라이나는 이미 디폴트 위기에 놓여 있다. 세계 3대 신용평가사가 매긴 우크라이나 신용등급은 디폴트 단계인 D등급에 가깝다.
국제금융센터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의 외환보유액은 올해 1월 말 기준 178억달러로 2006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외환보유액 대비 단기 외채 비율도 지난해 9월 말 289%로 2009년(148%)에 비해 두 배가량 급증했다. 국가 부도 위험도를 보여주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지난달 20일 13.29%까지 치솟았다. 10년 만기 국채 금리도 지난달 19일 11.105%에 달했다. 경상수지와 재정수지도 수년째 적자다.
전 세계가 우크라이나 사태를 주목하는 이유는 에너지 탓이 가장 크다. 우크라이나는 세계 6대 곡물수출국일 뿐 아니라 유럽의 주요 에너지 공급원인 러시아 파이프라인의 주 통로다. 2006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가스공급 협상에 실패했고, 그 여파로 유럽 전역에 가스 대란이 발생한 적이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유럽 가스 수입량의 15%가 우크라이나를 경유하기 때문에 천연가스 가격이 오르면 유럽 실물 경제에도 큰 타격을 입힐 수 있다고 전망했다. 크림반도 위기로 5월물 옥수수값과 밀 가격은 장중 한때 각각 2.73%, 5.18% 급등했다.
◆푸틴 ‘도박’에 러시아도 직격탄
우크라이나 사태는 이미 침체기를 맞은 러시아 경제에도 직격탄을 날렸다. 전문가들이 블라디미르 푸틴의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 개입을 ‘도박’이라고 일컫는 이유다.
석유 천연가스 등 각종 원자재를 수출해 먹고살던 러시아 경제는 2010년부터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면서 수출 기반이 약화됐다. 2010년과 2011년 국내총생산(GDP) 기준 4% 중반을 기록했던 러시아 경제 성장률은 2012년 3.4%로 꺾인 데 이어 지난해 1.3%로 떨어졌다.
소치 동계올림픽 개최에 역대 최대인 510억달러를 쏟아부은 데다 지난해부터 정부 부채가 늘어나고 외환보유액이 줄어든 점도 러시아로서는 부담이다. 러시아의 지난해 GDP 대비 정부 부채는 14.1%로 전년 대비 1.6%포인트 늘었다. 1월 외환보유액은 4441억달러로 2011년 12월 이후 최저액을 기록했다.
◆안전자산 쏠림현상
이날 대표적 안전자산인 달러화와 엔화 금값은 강세를 나타냈다. 도쿄 외환시장에서 오후 11시 엔·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0.21% 떨어진 101.33엔에 거래됐다. 엔·유로 환율은 0.30% 밀린 139.65엔을 나타냈다. 금값은 트로이온스당 23.70달러(1.79%) 오른 1345달러를 기록했다.
에너지 가격은 상승했다. 서부텍사스원유(WTI) 4월 인도분 선물 가격은 전날보다 2.13% 오른 배럴당 104.78달러를 기록했다. 런던석유거래소(ICE)의 브렌트유 4월 인도분 선물가격도 2.78% 오른 배럴당 112.01달러다.
신흥국 통화가치는 일제히 하락했다. 터키 리라화 가치는 전장 대비 0.47%, 폴란드 즈워티화는 1.06%, 남아프리카공화국 랜드화는 0.36%, 헝가리 포린트화는 1.03% 급락했다. 국제금융센터는 보고서에서 “태국 베네수엘라 등에서도 정치 불안이 지속되고 있어 신흥국 전역에서 동시다발적인 투자 심리 악화가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보라/박병종 기자 destinybr@hankyung.com
◆우크라이나 디폴트 위기
우크라이나는 이미 디폴트 위기에 놓여 있다. 세계 3대 신용평가사가 매긴 우크라이나 신용등급은 디폴트 단계인 D등급에 가깝다.
국제금융센터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의 외환보유액은 올해 1월 말 기준 178억달러로 2006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외환보유액 대비 단기 외채 비율도 지난해 9월 말 289%로 2009년(148%)에 비해 두 배가량 급증했다. 국가 부도 위험도를 보여주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지난달 20일 13.29%까지 치솟았다. 10년 만기 국채 금리도 지난달 19일 11.105%에 달했다. 경상수지와 재정수지도 수년째 적자다.
전 세계가 우크라이나 사태를 주목하는 이유는 에너지 탓이 가장 크다. 우크라이나는 세계 6대 곡물수출국일 뿐 아니라 유럽의 주요 에너지 공급원인 러시아 파이프라인의 주 통로다. 2006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가스공급 협상에 실패했고, 그 여파로 유럽 전역에 가스 대란이 발생한 적이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유럽 가스 수입량의 15%가 우크라이나를 경유하기 때문에 천연가스 가격이 오르면 유럽 실물 경제에도 큰 타격을 입힐 수 있다고 전망했다. 크림반도 위기로 5월물 옥수수값과 밀 가격은 장중 한때 각각 2.73%, 5.18% 급등했다.
◆푸틴 ‘도박’에 러시아도 직격탄
우크라이나 사태는 이미 침체기를 맞은 러시아 경제에도 직격탄을 날렸다. 전문가들이 블라디미르 푸틴의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 개입을 ‘도박’이라고 일컫는 이유다.
석유 천연가스 등 각종 원자재를 수출해 먹고살던 러시아 경제는 2010년부터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면서 수출 기반이 약화됐다. 2010년과 2011년 국내총생산(GDP) 기준 4% 중반을 기록했던 러시아 경제 성장률은 2012년 3.4%로 꺾인 데 이어 지난해 1.3%로 떨어졌다.
소치 동계올림픽 개최에 역대 최대인 510억달러를 쏟아부은 데다 지난해부터 정부 부채가 늘어나고 외환보유액이 줄어든 점도 러시아로서는 부담이다. 러시아의 지난해 GDP 대비 정부 부채는 14.1%로 전년 대비 1.6%포인트 늘었다. 1월 외환보유액은 4441억달러로 2011년 12월 이후 최저액을 기록했다.
◆안전자산 쏠림현상
이날 대표적 안전자산인 달러화와 엔화 금값은 강세를 나타냈다. 도쿄 외환시장에서 오후 11시 엔·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0.21% 떨어진 101.33엔에 거래됐다. 엔·유로 환율은 0.30% 밀린 139.65엔을 나타냈다. 금값은 트로이온스당 23.70달러(1.79%) 오른 1345달러를 기록했다.
에너지 가격은 상승했다. 서부텍사스원유(WTI) 4월 인도분 선물 가격은 전날보다 2.13% 오른 배럴당 104.78달러를 기록했다. 런던석유거래소(ICE)의 브렌트유 4월 인도분 선물가격도 2.78% 오른 배럴당 112.01달러다.
신흥국 통화가치는 일제히 하락했다. 터키 리라화 가치는 전장 대비 0.47%, 폴란드 즈워티화는 1.06%, 남아프리카공화국 랜드화는 0.36%, 헝가리 포린트화는 1.03% 급락했다. 국제금융센터는 보고서에서 “태국 베네수엘라 등에서도 정치 불안이 지속되고 있어 신흥국 전역에서 동시다발적인 투자 심리 악화가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보라/박병종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