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3월4일 오전 11시40분

유진투자증권이 4일 사모펀드(PEF)사업 부문을 신설하고 정재호 전 새마을금고중앙회 자금운용본부장을 PEF부문 대표(사진·56)로 선임했다. 정부가 PEF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발표한 후 대기업 계열 금융회사가 PEF 사업을 키우는 첫 사례다.

정 대표는 임기가 올해 5월까지 3개월 남았지만 여러 금융회사로부터 ‘러브콜’을 받게 되자 이직을 결정했다. 유창수 유진투자증권 부회장이 “PEF 사업을 제대로 키워보고 싶다”며 영입에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 대표는 100조원 자산을 굴리는 새마을금고 최고투자책임자(CIO)로 3년8개월여간 재직하면서 새마을금고 자금 운용 시스템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PEF의 한 관계자는 “웅진코웨이 인수합병(M&A), 선진국 오피스 빌딩 투자 등을 통해 연기금의 대체 투자를 선도했다”고 말했다. 파리바은행, 굿모닝신한증권, NH투자증권 등 국내외 증권사에서 파생상품과 투자은행(IB) 분야 경력을 주로 쌓았다.

대기업 계열 증권사가 PEF에 뛰어드는 것도 과거에 보기 어려운 트렌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20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PEF 규제를 대폭 완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동안 공정거래법상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대기업집단)에 해당하는 대기업 금융 계열사들은 까다로운 규제 때문에 PEF 사업과 거리를 뒀다.

유진그룹도 2011년 초까지 계열사인 유진자산운용을 통해 PEF를 운용하다가 공정거래법상 출자 규제 등의 이유로 PEF 사업을 철수했다. 당시 핵심 운용 인력들이 나와 독립한 곳이 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다.

유진그룹은 하이마트를 매각한 이후 그룹 자산 규모가 줄면서 2013년부터 대기업집단에서 제외됐기 때문에 당장 법령이 개정되지 않더라도 PEF를 운용하는 데 따르는 제약은 많지 않다. 중장기적으로 PEF 사업을 별도 법인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좌동욱/윤아영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