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현대차와 함께 한때 국내 증시 ‘톱3’로 군림했던 포스코의 주가가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고 있다. LG전자 KT 제일모직도 시가총액 상위 간판주 중 신저가 수렁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대표 종목들이다. 업황 부진에 경쟁력 둔화, 그에 따른 실적 악화가 투자자들이 외면하는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이들 4종목의 주가가 바닥권이기는 하지만 반등 시기는 일러야 다음달 이후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포스코·LG전자 ‘반등 기대’

4일 포스코는 6000원(2.15%) 하락한 27만2500원으로 마감하며 52주 신저가를 또 한 차례 경신했다. 올 들어서만 16.5% 하락한 주가는 2008년 10월27일(26만3000원) 이후 6년 만에 최저 수준에 머물고 있다. SK하이닉스 네이버 한국전력 등에 차례로 밀리면서 시가총액 순위는 어느새 7위로 내려앉았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업황 부진에 최근 자동차용 강판가격 인하 이슈까지 겹치면서 주가가 연일 뒷걸음질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자동차용 강판의 매출 비중이 크지 않다는 점과 대부분 악재들이 주가에 선반영돼 있다는 점을 들어 추가 하락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이달에 예상대로 열연 가격을 올린다면 2분기 실적 개선 기대로 4~5월께는 주가가 반등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전승훈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다만 가격 인상폭과 인도네시아 고로 가동 중단에 따른 손실액 반영 규모 등에 따라 반등폭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네 종목 중 가장 빨리 반등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됐다. 모바일 부문의 흑자전환 기대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기업분석부장은 “2분기 중저가 스마트폰 판매가 늘고 중국 차이나모바일에 스마트폰을 공급하면서 휴대폰사업부가 흑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단기적으로는 내달 발표되는 1분기 실적이 조금만 개선돼도 주가가 우상향할 수 있지만 본격적인 반등은 마케팅 효과가 나타나고 ‘G3’가 출시되는 하반기 이후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KT·제일모직 아직은 ‘흐림’


KT와 제일모직에 대한 전문가들의 시각은 아직 냉랭하다. 그나마 분위기가 나은 건 제일모직으로 이르면 성수기에 접어드는 2분기 이후 반등 가능성을 타진할 것이란 분석이 많았다.

김양재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자소재 사업의 장기 성장성은 뛰어나지만 지난해 패션사업을 분리한 뒤 실적 변동성이 커졌다는 점이 부담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신제품 출시 및 매출 발생이 지연되고 있다는 점도 주가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다.

김동원 현대증권 테크1팀장은 “계절적 비수기인 1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나쁘지 않고, 2분기부터 삼성전자의 신제품 생산이 본격화되면서 전자재료 등의 판매가 늘면 주가도 반등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KT는 무선 사업부문의 경쟁 심화가 지속되고 있고 수장 교체 이후 신사업 재편도 아직 진행 중이어서 펀더멘털상 반등 시기를 가늠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황승택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1분기에도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지만 새로운 경영진이 향후 사업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할 경우 투자심리는 다소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