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 포인트] 유라시아철도 사업이 성공하려면
올해는 KTX 개통 10주년이다. 수도 서울의 지하철 개통 40주년이기도 하다. 한국 철도는 전국을 일상 통근시간인 1시간30분대로 연결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이미 시속 400㎞급 차세대 고속철도 운영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이에 따른 사회·경제적 편익, 시간 가치, 지역 균형발전, 일자리 창출효과는 상상을 초월한다. 철도를 통한 혁신과 창조경제, 국민행복의 선순환이란 큰 그림을 기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처럼 철도산업은 기계·전기·정보통신기술(ICT)·소재·토목분야의 첨단기술과 문화가 합쳐진 창조경제의 종합비타민 격이다.

특히 정부가 최근 제안한 유라시아철도 사업은 해양과 대륙을 연결하고, 유라시아 경제권과 아·태경제권의 가교역할을 하는 대한민국의 미래비전이라고 할 수 있다. 유라시아철도 사업은 부산에서 출발해 북한~러시아~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관통하는 ‘실크로드 익스프레스’를 실현하는 것이다. 유럽지역으로의 수송시간 및 물류비 절감 등으로 남북 간 경제 발전은 물론 유라시아 경제협력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이 사업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서는 한반도종단철도(TKR) 연결이 선행돼야 한다. 한국과 북한의 철도 연결을 위해 철도 운영시스템과 제도적 문제 등 해결해야 할 기술적 현안이 많다. 대륙철도 연계 또한 궤도·토목·통신·신호·전력·차량분야 등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쌓여 있다. 러시아는 광궤철도(1520㎜)여서 한국 열차가 달리려면 표준궤도(1435㎜)를 광궤로 변환하기 위한 궤간가변대차의 개발 및 실용화가 이뤄져야 한다. 특히 한국철도기술연구원에서 개발한 4세대이동통신 LTE 주파수를 이용한 첨단 신호시스템을 상용화하는 방안도 추진해야 한다.

이와 함께 남북한 철도 연계를 위한 관계 개선 및 협의체 구성과 지원이 선행돼야 한다. 관련 국가가 모두 참여하는 유라시아철도협의체를 구성해 시범운송사업을 제안하고, 장기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다자간철도협력기구 창설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

철도는 유라시아 전체를 ‘하나의 대륙’ ‘창조의 대륙’ ‘평화의 대륙’으로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다. 또한 한반도 평화통일 기반 구축에도 적잖이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신민호 < 한국철도학회장·서울과기대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