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성이 남성에 비해 해외 경영학석사(MBA) 취득에 비교적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MBA 취득 후에는 공무원 등 안정적인 일자리를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5일 해외 대학원 입학을 위한 자격시험인 GMAT 응시자 현황에 따르면 2012학년도(2012년 7월~2013년 6월) 한국인 응시자 3853명 가운데 남성은 2852명(74%), 여성은 1001명(26%)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여성 응시자 비율은 같은 기간 전 세계 응시자(23만8356명)의 여성 비율(43%)을 크게 밑돈다. 중국 응시자(3만8824명)의 여성 비율(64%)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에 그친다.

이 같은 경향은 MBA 취득 후 희망 취업 분야 조사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한국 여성들의 MBA 취득 후 희망 분야는 정부·공공부문이 응답자의 28.8%(복수응답 가능)로 가장 많았고 이어 컨설팅(26.8%) 금융(24.9%) 제조업(20.1%) 서비스업(14.8%) 보건의료(13.1%) 등으로 나타났다.

반면 한국 남성의 취업 희망 분야는 컨설팅이 30.3%로 가장 높고 금융(28.1%) 정보기술(26.1%) 서비스업(17.8%) 제조업(14.9%)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 여성이 정부나 제조업 등 비교적 안정적인 분야를 선호하는 반면 남성은 컨설팅 정보기술 등 다소 도전적인 분야를 지향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전 세계 여성의 희망 취업 분야는 금융이 25.2%, 서비스 24.4%, 컨설팅 22.1%, 정부·공공부문 17.1% 등으로 한국 여성과 대조적이었다.

아쉬시 바드와지 GMAC 아시아태평양법인 부사장은 “한국 여성은 학력이 매우 뛰어난 만큼 MBA 과정에서도 높은 성과를 내고 있다”며 “지식과 경력, 네트워크를 확장할 뿐 아니라 기업과 정부 등에서 리더로 성장하기 위해서도 한국 여성들이 MBA에 더 많이 도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한국인 GMAT 응시자는 미국(11만3434명) 중국(3만8824명) 인도(2만245명) 캐나다(7969명) 독일(4046명)에 이어 세계 여섯 번째로 많았다.

한국인 응시자의 평균 성적은 581점(800점 만점 기준)으로 세계 평균 546점보다 높았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