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3월4일 오전 8시48분

‘A사는 B사에 255억원을 빌려주기 위해 만든 페이퍼컴퍼니(SPC)입니다. B사는 C사에 255억원의 한도 대출을 제공하기 위해 만든 SPC입니다. C사는 과거 D, E사와 시행사에 모두 2500억원의 대출을 실행하기 위해 설립한 SPC입니다.’

4일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SPC인 샤오닝리오제5차(A사)는 지난달 27일 자본시장에서 55억원을 조달하기 위해 단기사채를 발행했다. 단기사채 신용등급 평가 의뢰를 받은 한기평은 투자자들에게 최종 차입 주체(시행사)인 그리심까지 이어지는 복잡한 대출 사슬을 설명해야 했다. 그리심이 토지대금과 이자비용을 구하기 위해 설립한 SPC만 최소 5곳에 이르기 때문이다.

시행사는 지금으로부터 8년 전인 2006년 충남 천안시 성성동에 약 1800가구를 분양할 땅을 사려고 처음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로 1500억원을 받았다. 하지만 분양 예정지가 천안국제비즈니스파크 사업지로 지정됐다가 무산되는 과정에서 인허가가 크게 늦어졌다. 이 기간 이자에 또 이자가 붙어 전체 빚은 2012년 말 2748억원으로 불어났다.

시공사인 대우건설은 사업 지연에 따른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했다. 자본금 3억원짜리 그리심은 현재 완전자본잠식 상태로 빚을 갚을 능력이 없다. 대우건설 PF 보증 규모로는 김포시 풍무동(약 4000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부담이다. 그리심 대신 갚아줘야 할 빚은 시공 계약금액인 1998억원을 크게 웃돈다.

대우건설은 골칫거리인 성성동 사업을 이르면 2016년까지 어떤 방식으로든 매듭지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사업 실시계획 인가를 얻어낸 데 이어 부동산 시장에 차츰 온기가 돌기 시작한 덕분이다. 대우건설 측은 “올 상반기 중 분양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