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대 인생강사로 뜬 '명품 에트로' 이충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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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업계 대표적 '나눔 활동가'
12년간 중·고·대학 장학금만 18억…2013년 영업이익 13% 기부금 사용
2001년부터 軍 강사로 재능기부…2013년 군·대학서 18차례 강의
국방부·한경 1사1병영 동참할 것
12년간 중·고·대학 장학금만 18억…2013년 영업이익 13% 기부금 사용
2001년부터 軍 강사로 재능기부…2013년 군·대학서 18차례 강의
국방부·한경 1사1병영 동참할 것
![이충희 대표가 군부대에서 강의한 뒤 촬영한 사진을 들어보이고 있다. 허문찬기자 sweat@hankyung.com](https://img.hankyung.com/photo/201403/AA.8430675.1.jpg)
“집이나 자동차와 달리 돈에는 주인 표시가 없습니다. 고객에게서 나온 돈으로 군인 소방관 등의 자녀와 학군사관후보생에게 장학금을 주는 것은 그리 대단할 것도 없습니다.”
호텔신라 면세점에서 근무하다가 1993년 에트로 독점판매권을 따내 듀오를 설립한 이충희 대표(59)는 명품업계에서 알아주는 ‘나눔 활동가’다. 사업이 안정권에 접어든 2002년, 풍문여중 교장을 지낸 선친을 기려 ‘백운장학재단’을 세웠다. 12년간 중·고교 및 대학생 796명에게 18억원이 넘는 장학금을 지급했다. 2009년엔 서울 청담동 듀오 본사에 백운갤러리를 만들어 매년 신진 작가를 발굴하기 위한 전시회를 열고 있다.
이뿐만 아니다. 이 대표는 지난해 군부대와 대학 강단에 18번이나 섰다. 사업을 일궈가는 과정에서 느낀 점 등이 담긴 그의 경험담이 호응을 얻으면서 ‘스타급 인생강사’ 반열에 올랐다. 이 또한 ‘재능 나눔 실천’의 한 방편이라는 설명이다.
그가 강의를 위해 군 부대를 오가려면 하루가 고스란히 소비된다. 오는 12일엔 오전 6시30분에 서울 잠실 집을 나서야 한다. 충북 증평 37사단에서 예정된 오전 10시 강의에 맞추기 위해서다. 사단장을 비롯해 사령부 장교들에게 강의한 뒤 그날 오후엔 신병교육대 훈련생 500여명을 대상으로 강의할 계획이다. 90분 강연 주제는 ‘부모와 국가에 감사하고 매사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타인을 배려하라’는 것. 이달 말엔 또 3군단사령부에서 마이크를 잡는다.
“2001년 2군사령부에 배치받은 아들한테서 연락이 왔어요. 부친이 강의를 하면 2박3일 특별휴가를 보내준다고 해서 간 게 군 강사 데뷔무대가 됐어요.” 그는 학군 15기로 임관한 뒤 울산 해안 소초장으로 근무할 때 모신 대대장이 10·26사태 여파로 갑자기 전역당해 생계가 막막해지자 운전병 부친을 찾아가 종이봉투를 납품하게 된 실화를 소개했다. 제대한 뒤 어떻게 만날지 모르니 군 복무도 잘해야 사회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는 체험담에 모두가 귀를 기울였다. 이후 강의 초청이 이어졌다.
이 대표는 강의 외적인 부분에서도 인기다. 특강비를 부대에 돌려주는 것은 물론 강의장에 시계가 안 보이면 사주고, 식당에서 점심을 먹다가 춥거나 더우면 냉온풍기를 선물한다. 자매결연을 맺은 육군 20사단에는 작년 말 위문금 2000만원을 전달했고 2012년엔 학생군사학교에 발전기금 5000만원을 내놨다.
“돈을 아주 많이 번다면 군에 무기를 사주고 싶어요. 하하. 이런 뜻에서 한국경제신문이 국방부와 공동 추진하는 1사1병영 운동에 동참하기로 했습니다. 육군 15사단에서 금난새 씨가 군악대 지휘를 맡고 저는 인생 강사로 나선다면 멋진 협약식 행사가 될 겁니다.”
최승욱 1사1병영팀장 s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