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장인 L씨(38)는 최근 아파트 전세 계약 기간이 끝난 뒤 전셋집을 다시 구하는 대신 인근에 아파트를 매입했다. 처음부터 집을 살 생각은 아니었지만 최근 정부가 내놓은 ‘공유형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상품을 살펴보니 대출금리도 낮고 이자 부담도 크지 않아 주택 구입을 결정한 것이다.

L씨는 나중에 집을 되팔 때 시세 차익이 발생하면 정부와 이득을 나누는 수익 공유형 모기지 상품으로 2억원을 대출받았다. 금리는 연 1.5%로 매달 이자 비용으로 25만원이 나간다. L씨는 “대출금액이 다소 많지만 이자가 적어 아직 체감하는 부담은 크지 않다”며 “앞으로 저축을 늘려 대출금을 상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주택 구입 자금을 지원하는 정부의 대출 상품은 ‘공유형 모기지’와 ‘내집마련 디딤돌 대출’ 등이 있다. 생애최초로 집을 사는 무주택 가구(단독 가구주는 만 30세 이상)이고, 연소득이 7000만원 이하라면 이들 상품을 모두 이용할 수 있다.

금리가 1~2%대로 낮은 공유형 모기지는 수익 공유형과 손익 공유형으로 나뉜다. 수익 공유형은 금리가 연 1.5%다. 손익 공유형은 최초 5년간은 금리가 연 1%이고 이후엔 연 2%다. 둘 다 고정금리다. 공유형 모기지 상품은 예산 2조원 범위 내에서 올해 한시적으로 운영되고 추가 대출 여부는 나중에 결정될 예정이다.

갖고 있는 돈이 많지 않은 사람이라면 수익형 모기지 상품을 이용하는 게 좋다. 최대 2억원 한도 내에서 집값의 70%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 손익형은 집값의 40%까지만 대출이 이뤄지기 때문에 나머지 자금은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디딤돌 대출은 금리가 연 2.8~3.6% 수준이다. 공유형 모기지와 마찬가지로 무주택 가구가 이용할 수 있다. 연소득·만기별로 금리가 차등 적용되는데 10년 만기·연소득 2000만원 이하인 경우 최저 금리인 연 2.8%를 적용받을 수 있다. 연소득이 6000만원 이하이면서 30년 만기로 신청하면 연 3.6%의 금리를 적용받는다.

여기에 생애최초로 집을 사는 무주택 가구(연소득 7000만원 이하)는 금리를 0.2%포인트 더 깎아준다. 금리는 공유형 모기지보다 높지만 일반 시중은행과 비교하면 여전히 저렴한 편이다.

국토교통부 주택기금과 관계자는 “통합 상품인 내집마련 디딤돌 대출에 대한 관심이 높아 지난 1월 한 달간 약 4000억원의 대출이 이뤄졌다”며 “공유형 모기지에 대한 신청도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