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데스크] 中企 정책, 뒤도 돌아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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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진 중소기업부 차장 psj@hankyung.com
![[한경데스크] 中企 정책, 뒤도 돌아봐야](https://img.hankyung.com/photo/201403/AA.8435320.1.jpg)
서울 강남구 수서역 사거리에 있는 ‘한솔문구’는 인근에 수서초, 수서중, 세종고를 두고 있는 ‘목’ 좋은 가게다. 그러나 15년 된 이곳도 폐업을 앞두고 있다. 주인 김모씨(64)는 “목만 좋으면 뭐합니까. 오늘이 개학날인데도 실내화와 노트로 겨우 5만원어치 팔았어요. 임대료 내고 나면 남는 게 없어요”라고 하소연했다. 대형마트가 인근에 널려 있고, 학교마다 교보재를 단체 구입하기 때문에 동네 문구점에 오는 사람이 없다는 설명이다.
동네 가게, 年 83만개 문 닫아
동네 점포는 개업도 많이 하지만 문도 많이 닫는다.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2년까지 3년 동안 연평균 98만개가 새로 문을 열고, 83만개가 문을 닫았다. 여는 만큼 문 닫는 집도 많다는 얘기다.
문제는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개업 점포 수는 2010년 98만8000개에서 2012년 95만6000개로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폐업 점포 수는 80만개에서 83만3000개로 늘었다. 창업자는 줄고, 폐업자가 늘어나는 전형적인 ‘불황’의 모습이다.
이는 어디까지나 ‘설문조사’ 결과다. 사업하는 사람들은 ‘항상 죽는 소리’를 하기 마련이다. 그래도 최근 점포 폐업 추이를 보면 이런 수치가 허투루 보이지 않는다. 상황이 심각한 것은 사실이다.
벤처 정책 '올인' 안돼
그러나 소상공인 업계는 여전히 찬바람이다. 지난해 동네 자영업자를 위한 종합대책은 한 차례도 없었다. 새해 업무보고에서도 빠졌다. 5월께 발표한다지만 진행 상황이 의심스럽다. 대통령이 창조경제를 강조하니 예산도 그쪽에 치중된다. 창업·벤처 부문 예산 증가율(24.9%)은 소상공인 쪽(8.8%)을 압도했다.
소상공인 업계 종사 인원은 555만명이다. 2509만명에 이르는 경제활동인구 5명 중 1명은 동네 점포서 일한다. 이들의 성업 여부는 일자리 유지나 중산층 복원이라는 정부 경제정책 목표에서 큰 몫을 차지한다.
박수진 중소기업부 차장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