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연합 앞세우는 민주당의 '맏형론'
‘국민과 함께하는 새정치 민주당 지도부연석회의.’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이 5일 제3지대 신당 창당 발표 이후 첫 지도부 상견례 자리인 국회 본청 245호 벽에 붙어 있던 배경막 글귀다. 원내 2석의 새정치연합이 126석의 민주당보다 앞에 있다.

이날 회의에서 처음 발언한 인사도 먼저 도착해 기다리던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아닌 안철수 새정치연합 중앙운영위원장이었다. 양측 관계자는 “이날 회의는 민주당이 주관한 것으로 배경막도 민주당이 준비했다”며 “발언은 다음 회의에선 김 대표가 먼저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이 기자들에게 보낸 통합신당 일정과 관련한 문자메시지에도 새정치연합을 먼저 언급했다. ‘09:00 새정치연합·민주당 지도부 연석회의’라고 쓰여 있다.

지난 3일 창당준비단 첫 회의 때 민주당 측 단장인 설훈 의원은 두 당 대표를 열거할 때 매번 “안철수, 김한길”이라며 안 위원장을 앞세웠다. 새정치연합의 일정 관련 문자메시지는 새정치연합이 민주당보다 먼저 나와 있고, 새정치연합 김효석 단장은 두 당 대표를 언급할 때 안철수 의원을 앞세우고 있다.

민주당도 2일 통합신당 발표 다음날인 3일까지는 민주당과 김 대표를 새정치연합이나 안 위원장보다 앞으로 냈다. 하지만 4일부터는 반대로 하고 있다. 민주당이 이런 전략을 쓰는 것은 “새정치연합을 배려하라”는 지도부의 지시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정치권 관계자는 “두 정치세력의 역사와 정당의 크기가 차이가 많이 나는 만큼 ‘맏형’ 격으로서 민주당이 고민한 결과가 아니겠느냐”고 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