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20억원의 부채를 지고 있는 용인도시공사를 살리겠다며 취임한 사장이 1주일 만에 사퇴했다.

5일 용인시 등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취임한 수지구청장 출신 이연희 사장(58)은 1주일 만인 지난 3일자로 사직서를 제출했다.

그는 부동산 개발사업 실패로 4000억원이 넘는 빚을 지고 있는 용인도시공사의 회생을 위해 사장에 선임됐으나 현안 해결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사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용인시는 경영 실패의 책임을 지고 지난해 12월 자진 사퇴한 유경전 사장(처인구청장 출신)의 후임자를 찾기 위해 외부 공모를 거쳐 응모자 10명 중 이 사장을 선임했다.

그의 사직서 제출 소식이 알려지자 용인도시공사의 한 직원은 “300개가 넘는 전국 공기업 가운데 취임 한 주 만에 사직서를 제출한 사람은 이 사장이 유일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또 다른 직원은 “매달 지급 이자만 11억원에 달하는 상황에서 도시공사 부실 원인인 역북지구사업을 마무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민간 전문가 대신 퇴직 공무원을 임명해 이런 사태를 불러왔다”고 지적했다.

용인도시공사는 역북지구(41만7000㎡) 택지개발사업을 하며 채권을 대거 발행한 데다 매수자가 토지 활용을 포기하고 반환을 요청하면 원금에 이자까지 붙여 되돌려주는 토지리턴제 방식으로 땅을 팔았다가 위기를 자초했다.

도시공사는 지난달 시의회로부터 2700억원의 채무보증 동의를 받아 부도 위기를 넘겼다.

용인=김인완 기자 i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