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채권 부당판매 혐의로 골드만삭스 서울지점을 ‘벌’ 주려던 금융감독원의 징계 계획이 표류하고 있다.

금감원은 6일 연 제재심의위원회(제재심)에 골드만삭스 서울지점 징계안을 상정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 작년 12월과 올 1월에 이은 세 번째 제재심에서도 결론을 못 낸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달 신규 선임된 위원 3명이 쟁점 법안을 더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요청한 데 따른 것”이라며 “다음달 열리는 제재심에 다시 상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금감원은 작년 10월 골드만삭스 홍콩지점 직원이 2012년 10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서울지점을 거치지 않은 채 국내 연기금 등에 말레이시아 국영기업 채권을 판매 및 투자 권유한 혐의로 서울지점에 ‘기관경고’를 내리는 안건을 제재심에 올렸다. 사전 허가를 받지 않은 해외지점 직원이 투자 권유 행위를 한 게 불건전 영업행위에 해당한다는 이유에서다. 금감원은 골드만삭스 홍콩지점에 대해선 검찰 고발 조치했다.

골드만삭스는 이에 대해 “홍콩지점은 서울지점에 투자중개를 의뢰했고, 서울지점이 수행한 중개행위는 정당한 업무수행”이라며 맞서고 있다. 서울지점 직원들이 투자자를 물색해주는 등 홍콩지점의 무인가 영업행위에 가담·지원했다는 금감원의 지적에 대해선 “법령에 명시적인 근거가 없고 판례에 비춰봐도 제재 대상이 아니다”고 반박하고 있다.

골드만삭스의 반박 논리를 짠 곳은 국내 1위 로펌인 김앤장이다. 지난 제재심에 참석한 관계자는 “골드만삭스는 최석윤 공동대표와 내부통제 담당자 등 회사 임직원은 물론 김앤장 변호사까지 대동해 여러명이 돌아가면서 소명한 반면 금감원은 안건보고자 자격으로 참석한 담당 국장이 홀로 고군분투했다”며 심의 분위기를 전했다.

허란/좌동욱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