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김경규 LIG투자증권 대표, 김해준 교보증권 대표, 나재철 대신증권 대표, 고원종 동부증권 대표, 김용범 메리츠종금증권 대표,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대표, 서태환 하이투자증권 대표, 변재상 미래에셋증권 대표, 임재택 아이엠투자증권 대표, 홍원식 이트레이드증권 대표, 손복조 토러스투자증권 대표,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대표, 장승철 하나대투증권 대표 내정자, 안병호 NH농협증권 대표 내정자, 김신 SK증권 대표 내정자, 조강래 IBK투자증권 대표.
왼쪽부터 김경규 LIG투자증권 대표, 김해준 교보증권 대표, 나재철 대신증권 대표, 고원종 동부증권 대표, 김용범 메리츠종금증권 대표,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대표, 서태환 하이투자증권 대표, 변재상 미래에셋증권 대표, 임재택 아이엠투자증권 대표, 홍원식 이트레이드증권 대표, 손복조 토러스투자증권 대표,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대표, 장승철 하나대투증권 대표 내정자, 안병호 NH농협증권 대표 내정자, 김신 SK증권 대표 내정자, 조강래 IBK투자증권 대표.
올해 임기 만료를 앞둔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의 다수가 재신임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증권사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아는 수장을 연임시켜 증시침체를 극복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임기 만료를 앞둔 증권사 CEO 17명 중 대다수가 연임을 확정했거나 연임이 유력시되고 있다.

◆13곳 증권사 CEO 연임 가닥

이날 LIG투자증권은 정기 주주총회를 열어 김경규 대표의 연임을 결정했다. 대부분 증권사들은 결산월 변경에 따라 이달 말 주총을 개최한다.

김해준 교보증권 대표, 나재철 대신증권 대표, 고원종 동부증권 대표, 김용범 메리츠종금증권 대표,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대표, 윤경립 유화증권 대표, 서태환 하이투자증권 대표 등 7명은 연임이 확정됐다.

미래에셋증권(변재상), 아이엠투자증권(임재택) 이트레이드증권(홍원식) 토러스투자증권(손복조) 한국투자증권(유상호) 대표들도 연임으로 방향을 잡았다.

2013년 회계연도(4~12월)에 62개 증권사들은 평균 1098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2002년 이후 처음으로 적자로 돌아섰고, 절반에 달하는 28개 증권사가 손실을 봤다.

부진한 업황에서도 선방한 CEO들은 자리를 지켰다.

교보증권은 지난해 112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회계기간이 9개월로 줄었지만 순이익은 전년보다 6.5% 증가했다. 메리츠종금증권도 양호한 실적을 냈다. 515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전년보다 12% 감소했으나 회계기간이 줄지 않았다면 14% 가량 늘어났을 것으로 추정된다.

대신증권은 지난해 유형자산 처분 등을 통해 151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전년보다 367.3% 증가한 수치다. 116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지만 비교적 선전했다는 평가다.

증권사들이 수장 교체를 단행해 위험을 키우는 것보다 안정을 택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수장을 변경해 불확실성을 키우는 것보다 조직의 연속성이나 사업의 연속성을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기존 대표들에게 힘을 실어준 결정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IB 전문가 약진…수익원 발굴 위한 선택

하나대투증권, NH농협증권, SK증권은 올해 CEO 임기 만료를 앞두고 교체 카드를 꺼내들었다. 하나대투증권은 장승철 투자은행(IB) 부문 대표를 새 통합 CEO에 선임했다. 이 증권사는 지난해 말 자산관리(AM) 부문과 IB 부문을 통합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고, 새 통합 CEO에 장 대표를 내정했다.

하나대투증권 관계자는 "2009년부터 IB 실적이 좋아 하나금융지주에서 이 부분을 높이 산 것 같다" 며 "장 대표는 IB, 국제, 법인 등 다양한 분야를 경험한 정통 '증권맨'이어서 증시침체에 따른 실적부진을 돌파할 적임자로 꼽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NH농협증권도 새 CEO 후보로 안병호 부사장을 낙점했다. 농협금융지주는 지난달 25일 자회사 임원 후보 추천위원회를 열어 안 부사장을 새 사장으로 내정했다. SK증권은 지난해 말 김신 전 현대증권 사장을 새 수장으로 결정했다.

조강래 IBK투자증권 사장의 거취는 정해지지 않았다. 조 사장은 오는 5월31일 임기 만료다. 이번 주총 안건 중 연임과 관련된 건은 없다. 임기 만료 시점이 임박하면 연임이나 교체 등에 대한 논의가 진행될 것이라는 게 IBK투자증권 측 설명이다.

동양증권HMC투자증권은 CEO 임기가 많이 남았지만 교체를 선택했다. 지난해 말 서명석 사장이 동양증권 대표에 취임했다. 김흥제 HMC투자증권 부사장도 사장으로 승진 발탁됐다.

이 과정에서 IB 전문가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장승철 대표, 김흥제 대표, 김신 대표는 업계에서 IB 전문가로 꼽힌다. 장 대표는 현대증권 IB본부장을 거쳐 하나대투증권에서 IB부문 사장을 맡았다. 김흥제 대표는 HMC투자증권에서 IB본부장을 역임했다. 김신 대표도 IB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증권사의 한 임원은 "수익원 발굴이 절실한 증권사들이 전망이 괜찮은 IB 분야에서 모멘텀(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이런 결정을 내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정혁현 기자 chh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