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호식 매직카라 사장이 분쇄건조 방식의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 ‘스마트 카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안재광 기자
최호식 매직카라 사장이 분쇄건조 방식의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 ‘스마트 카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안재광 기자
음식물 처리기 업체 매직카라는 입소문을 통해 인지도를 높인 중소기업이다.

음식물쓰레기 처리기 '스마트 카라', 악취제거·전기료 절감…잔반 처리기 시장 돌풍
냄새가 나고 지저분한 음식물 쓰레기를 말리고 잘게 부숴 깔끔하게 처리하는 ‘스마트 카라’를 출시해 주부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하이마트 등 양판점과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600여곳에도 입점했다.

중소기업청과 한국경제신문이 선정하는 ‘2월 으뜸중기제품’에 뽑혀 인지도는 더 높아질 전망이다.

○첫 도전은 실패

최호식 매직카라 사장은 육군사관학교 출신이다. 하지만 틀에 매이는 것이 싫어 5년간 복무한 뒤 1996년 제대했다. 군에서 나오고 나서는 옛 대우정보시스템, 대한항공 등 민간기업에서 일했다. 그곳에서 자신의 비전을 발견하지 못한 그는 2002년 ‘에코포유’란 회사의 창업 멤버로 합류하면서 사업가의 길을 가게 됐다.

첫 아이템은 싱크대 배수구에 부착하는 음식물 처리기였다. 음식물 쓰레기를 배수구로 흘려보내면 이를 모아 물기를 빼고 남은 내용물을 분쇄·건조하는 기계다. “음식물 처리기로는 가장 이상적인 제품”이라는 게 최 사장의 설명이다. 대형 건설사들이 제품을 써보고 앞다퉈 아파트에 적용하자고 제안했을 정도다.

하지만 첫 제품에서부터 문제가 발생했다. 음식물뿐 아니라 젓가락, 복숭아씨, 병뚜껑 등 ‘예상치 못한’ 이물질이 들어가 기계 성능을 떨어뜨리고 누수를 유발했다. 음식물만 염두에 두고 설계한 제품이어서 이물질에 대해서는 일절 대응이 안 됐다. “제품을 전부 수거한 것은 물론 다른 건설사에 공급하기로 한 계약도 취소됐다”고 최 사장은 말했다. 그의 첫 회사는 2008년 문을 닫았다.

○실패 발판으로 신제품 내놔
한동안 실의에 빠져 있던 최 사장에게 손을 내민 것은 제품을 팔았던 대리점 사장들이었다. 제품 콘셉트가 좋아 조금만 고치면 ‘대박’이 날 수 있겠다며 제안해 왔다.

그는 2009년 매직카라를 설립하고 다시 제품 개발에 나섰다. 먼저 이물질이 들어가기 쉽고 수리가 불편한 ‘매립형’은 과감히 포기했다. 대신 음식물 쓰레기를 따로 담아 처리하는 ‘별도형’으로 밀고 나갔다. 내구력을 높이기 위해 닭 뼈도 부술 정도로 강력한 날개를 넣고, 전기료 절약을 위해 건조통과 히터 간격을 좁혀 열 손실을 최소화했다. 건조와 함께 냄새를 흡수, 별도 필터로 걸러냈다. 이렇게 해서 2011년 말 ‘스마트 카라’가 탄생했다.

이 제품은 버린 만큼 돈을 내는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 시행과 맞물려 주목을 받았다. 홈쇼핑과 대형마트 등 주요 유통업체들이 앞다퉈 스마트 카라를 쇼윈도에 올렸다.

한때 고개를 돌렸던 건설사들까지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작년 말 현대엠코가 시공한 서울 상봉동 주상복합 이노시티 500여가구에 스마트 카라를 납품했다. 두산건설 이수건설 등이 짓는 아파트 1500가구에도 넣기로 했다.

미국의 한 청소 대행업체가 스마트 카라를 팔고 싶다고 해 작년 말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음식물 쓰레기 처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홍콩에서도 판매 요청이 들어왔다. 프랑스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스페인 등과도 수출을 논의 중이다.

최 사장은 “수출을 하려면 각 나라의 안전인증이 필요해 미국과 유럽에 신청했는데, 이르면 이달 안에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첫 물량으로 3000대가량을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직카라는 올해 매출이 작년보다 두 배가량 뛴 1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달의 으뜸중기제품’은 이메일(art@hankyung.com)로 응모를 받고 있습니다. 한국경제신문 홈페이지 (event.hankyung.com)를 참조하세요.

2월의 으뜸중기제품

△에이스힌지텍의 모니터거치대(ET-ARM) △매직카라의 음식물쓰레기 처리기(스마트 카라) △원티엘의 계량기(광센싱 유량측정기) △한일종합기계의 석탄하역기(연속식 석탄하역용 버킷)

남동산업단지=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