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정정당당' 모토…야구·농구에 집중 투자
‘선택과 집중.’ LG그룹 스포츠단 운영의 키워드다. 다른 대기업들이 여러 개 스포츠단을 운영하는 것과 달리 LG그룹은 프로스포츠 가운데 인기를 끌고 있는 야구와 농구에 집중한다. 또 유럽 미국 등에서 축구와 야구 등 인기 종목을 후원하며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스포츠 마케팅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프로농구 사상 첫 우승 도전


LG그룹은 프로야구 LG 트윈스, 프로농구 LG 세이커스 등 2개 프로팀을 운영하고 있다. LG스포츠(대표 남상건)가 스포츠단의 운영을 총괄한다. 공식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프로스포츠업계에 따르면 연간 예산이 2개팀 통틀어 400억~450억원가량 들어가는 것으로 추산된다.

LG스포츠의 운영철학은 ‘정정당당’과 ‘최고 명문구단’이다. 경기에서 정정당당한 플레이로 승부를 펼치면서 동시에 다른 구단과 차별화되는 명문구단을 만들겠다는 것. 이를 통해 LG라는 브랜드의 인지도를 대중 속에서 높이고 사회공헌에 기여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남상건 
LG스포츠 대표
남상건 LG스포츠 대표
2014년 LG스포츠는 변화와 도전을 화두로 던졌다. 지난해 11월 취임한 남상건 대표는 올해 스포츠단 운영 방향을 묻는 질문에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팬들이 원하는 더 높은 곳을 향해 꾸준히 정진하겠다”고 강조했다.

LG 트윈스와 LG 세이커스는 최근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LG 트윈스는 지난해 11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며 꿈에 그리던 ‘가을야구’를 경험했다. LG 트윈스는 창단 첫해인 1990년과 1994년 우승하며 명문구단 대열에 올라섰지만 2002년 이후 중하위권을 맴돌았다. 지난해 김기태 감독의 리더십 아래 똘똘 뭉친 선수단은 정규시즌을 2위로 마쳐 16년 만에 플레이오프에 직행했다.

1997년 창단한 LG 세이커스는 올 시즌 사상 첫 우승에 도전한다. 현재 한 경기만을 남겨둔 세이커스는 프로농구 2013~2014시즌 정규리그에서 지난 2일 11연승을 달리며 2위를 기록 중이다. 극적인 승부가 남아 있다. 7일 선두인 울산 모비스와의 맞대결에서 5점 차 이상 승리를 거두면 정규리그 첫 우승이다.

○지역별 전략 종목 후원


LG그룹은 스포츠단 운영과 별도로 LG전자가 주축이 돼 글로벌 시장에서 지역별 인기 스포츠를 전략적으로 후원하고 있다. LG전자 스포츠마케팅 담당자는 “단순히 브랜드 로고 노출 증가가 아닌 브랜드 이미지와 잘 부합해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스포츠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에서는 축구를 적극 활용한다. LG전자는 한국 국가대표 손흥민이 활약하고 있는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의 ‘명문클럽’ 레버쿠젠을 2013년 8월부터 3년 동안 공식 후원하고 있다. 메인스폰서로서 유니폼에 LG 로고나 제품명을 달도록 하고 있으며 손흥민을 LG전자의 광고 모델로 기용했다.

야구 종주국 미국에선 메이저리그가 주요 타깃이다. LG전자는 지난해 류현진이 뛰고 있는 LA 다저스와 추신수가 뛰었던 신시내티 레즈를 공식 후원했다. 경기장 내 광고판을 통해 미국 시장에서 LG 브랜드와 제품을 알렸고, 이는 중계방송을 타고 한국에도 많이 노출됐다. 올해 후원 여부는 미정이다.

인도, 파키스탄, 호주, 뉴질랜드,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옛 영국령 국가에서 매우 인기있는 크리켓도 스포츠마케팅의 수단이다. LG전자는 2009년 국제크리켓평의회(ICC)와 7년 기간의 후원 계약을 맺었다. 2002년 6년 계약에 이어 총 13년이다. “2003년 인도에서 열린 크리켓 월드컵을 후원해 인도 시장에서 친숙한 기업 이미지를 심는 데 성공했다”는 게 스포츠마케팅 관계자의 자평이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