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가 6일 개최한 정책간담회에 참석한 현오석 부총리(앞줄 오른쪽 두 번째)가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첫 번째)의 안내로 지역상의 회장단과 인사하고 있다. 정동헌 기자 dhchung@hankyung.com
대한상공회의소가 6일 개최한 정책간담회에 참석한 현오석 부총리(앞줄 오른쪽 두 번째)가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첫 번째)의 안내로 지역상의 회장단과 인사하고 있다. 정동헌 기자 dhchung@hankyung.com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두산그룹 회장)이 6일 “혁신의 주체는 기업”이라며 “정부가 경제혁신 계획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기업과 상시협력 채널을 만들고 피드백을 주고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대한상의는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초청해 정책간담회를 개최했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경제혁신 3개년 계획에 대해 정부와 경제계가 서로 의견을 나누기 위한 자리였다. 이 자리에서 박 회장은 “정부는 기업보다 시장을 잘 알기 어렵고, 정부 주도의 혁신은 기업의 능동적인 참여를 끌어내는 데 한계가 있다”며 “이번 3개년 계획은 정부가 계획을 세우고 민간이 따르는 과거 방식과는 달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간담회엔 박 회장을 비롯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이인원 롯데그룹정책본부 부회장, 지창훈 대한항공 사장, 서민석 동일방직 회장(이상 서울상의 회장단), 조성제 부산상의 회장, 박흥석 광주상의 회장, 손종현 대전상의 회장, 백남홍 하광상의 회장 등 30여명이 참석했다.

박 회장은 경제혁신 정책 중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할 몇 가지를 골라 집중해줄 것을 현 부총리에게 당부했다. 그는 “꼭 해결해야 할 핵심과제를 선정해 집중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서비스산업 분야의 진입 규제를 개선하고, 대기업 부문에서의 정규직 과보호 문제를 완화해 기업의 신규 고용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규제완화 조치를 취하고는 있다지만 기업의 부담은 여전하다고도 했다. 박 회장은 “정부가 개선하는 규제의 숫자보다 더 많은 규제가 신설되고 있다”며 “의원입법으로 신설되는 규제도 규제영향평가를 받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남홍 회장도 “규제총량제를 도입할 때도 건수 대신 실제 부담 정도를 기준으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성제 회장은 “불황기 고용 조정과 임금 조정을 허용해달라”고 건의했다. 노영수 청주상의 회장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귀금속 개별소비세 부과’ 등 시대에 맞지 않는 조세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 부총리는 “정부의 규제 개혁이 이번만큼은 다를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규제 개혁의 모든 과정을 대통령이 직접 챙길 예정”이라며 “이번엔 믿어도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3개년 계획은 규제를 필요에 따라 부분적으로 푸는 게 아니라 규제 시스템 자체를 개혁하는 방안을 담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누구는 운동장에 있고 누구는 관중석에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경제 주체가 경제 혁신의 선수로 뛰어야 한다”며 “정부의 규제 완화에 호응해 기업이 투자와 고용을 늘려달라”고 호소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