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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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표 맥주, 삼양식품 도시락, 한샘 와인, 락앤락 화장품.' 앞으로 유통시장에 이러한 브랜드들이 나타날 수 있다. 올해 주주총회를 앞두고 기업들이 향후 먹을거리 찾기에 나섰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상장사들은 정관 사업목적에 신사업을 경쟁적으로 추가하고 있다. 가장 열을 올리고 있는 업종은 유통, 음식료 주다.

유통 업종의 대표 기업인 신세계그룹, 롯데쇼핑, 현대백화점그룹, 한화갤러리아 등이 주주총회에 신사업 추가안을 올릴 예정이다.

신세계그룹의 자회사인 신세계푸드는 오는 14일 맥주 제조업을 정관의 사업목적에 추가한다. 신세계 측은 사업 다각화를 위해 맥주시장 진출을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맥주 제조업에 뛰어든 롯데를 견제하기 위한 움직임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롯데쇼핑은 신규 사업으로 식품 수집·저장·보존·배송·포장업과 창고업을, 현대백화점그룹의 자회사인 현대홈쇼핑은 전화 권유 판매업을 추가한다. 유통 단계를 줄이거나 텔레마케팅(TM) 판매 대상을 확대해 수익을 창출할 계획이다.

한화갤러리아 자회사인 한화타임월드는 면세점 시장에 발을 들인다.

음식료 업종에선 삼양식품이 도시락 제조·판매업과 인테리어 사업 등을, 남양유업이 커피와 다류 제조·판매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했다. 기존 사업영역을 뛰어넘는 신사업도 눈에 띈다.

'빵집' 삼립식품이 사업 다각화를 위해 신재생에너지 및 환경 관련 사업에 진출한다. 또 밀폐용기업체인 락앤락은 식품과 화장품 제조·판매업을, 가구업체 한샘은 유기농 식품과 와인 판매를 사업목적에 새로 추가했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유통·음식료 업체들의 신사업 추가 행진이 시장 침체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풀이했다. 내수 부진과 해외사업 악화로 새로운 먹을거리 찾기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박희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내수 경기가 회복돼 기업들의 실적이 좋아지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 이라며 "기업들이 부진한 실적에서 벗어나기 위해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무리한 신사업 추진은 기업의 재무상황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도 있다" 며 "투자자들은 신사업의 성공 가능성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