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중소기업, 해외 M&A '탄력'
앞으로 중소·중견기업은 해외 인수합병(M&A)을 위해 필요한 회계·법률·현지실사 비용을 현행 3000만원에서 5000만원까지 무상으로 지원받을 수 있다. 세제 노무 등 현지 법령이 까다롭고 한국어 번역이 어려운 아시아 유럽 등 비영어권 지역에서도 상시적으로 법률자문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7일 서울 국제금융로 콘래드호텔에서 ‘글로벌 M&A 지원센터 설립 1주년 성과보고 대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중소·중견기업 해외 M&A 활성화 보완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2012년 정부가 마련한 ‘해외 M&A 활성화 방안’의 후속 대책으로, M&A 주기별 맞춤형 지원 전략을 담았다.

정부는 우선 유럽 아시아 미주를 M&A 거점으로 정하고 정보기술(IT), 자동차부품, 의료 등 주요 산업을 중심으로 전문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할 계획이다. 유망 매물기업 명단을 작년 280개에서 올해 400개로 늘려 정보를 제공한다.

또 M&A를 위한 재무·법률 검토와 현지 실사 때 드는 비용의 지원한도를 3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늘린다. 현재 KOTRA 런던무역관에만 있는 M&A 전문인력을 미국과 홍콩에도 배치한다.

아울러 KOTRA, 부품소재투자기관협의회, 수출입은행 등으로 ‘M&A 금융지원 그룹’을 구성해 인수의향서(LOI) 작성, 인수자금 마련 등을 돕는다. 산업부는 관련 부처와 수출 관계기관, 투자은행(IB) 등과 함께 ‘M&A 지원기관 협의체’를 운영한다.

정부는 이와 함께 민간 투자가 저조한 M&A에 선도적으로 투자하는 특화펀드를 만들고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Copa(연기금) 펀드’를 2000억원 추가 조성할 계획이다. 한국무역보험공사의 해외투자보험 지원 규모는 작년 3조3000억원에서 올해 12조원, 내년 13조8000억원으로 늘린다.

국내 기업이 해외 기업 인수에 성공할 경우에는 경영성과를 낼 수 있게 컨설팅 비용을 3000만원 한도에서 지원한다. KOTRA, 외환은행, 수출입은행은 이날 ‘국내 기업의 M&A 지원을 위한 협력 양해각서’를 맺고 인수 자금과 현지법인의 투자자금 대출 때 금리를 우대하기로 했다.

국내 중소기업의 해외 M&A 투자액은 2000년 8000만달러에서 2012년 6억3000만달러로 증가했지만 대기업 실적(55억4000만달러)과 비교하면 10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산업부는 지난해 KOTRA M&A 지원센터를 개설한 이후 자동차부품회사인 동국실업의 독일 ICT(폭스바겐 협력업체) 인수 등 총 9건의 M&A가 성사되도록 지원했다. 김재홍 산업부 1차관은 “해외 M&A는 내부 자원이 빈약한 우리 중소·중견기업이 글로벌 전문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효과적인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