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저축銀 정리 마무리 수순…2124억원 회수
예나래저축은행(옛 전일· 대주· 한주저축은행)과 예주저축은행(옛 서울저축은행) 등 가교저축은행 네 곳이 지난 1월 말 선정된 우선협상대상자의 품으로 넘어갔다. 이로써 예금보험공사가 관리하던 가교저축은행은 모두 주인을 찾았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1위 대부업체인 에이앤피파이낸셜그룹(브랜드명 러시앤캐시)은 예금보험공사와 예나래저축은행 및 예주저축은행 인수를 위한 본계약을 체결했다. 인수가격은 예나래저축은행이 500억원대 후반, 예주저축은행이 600억원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웰컴크레디라인(웰컴론)은 지난달 말 예신저축은행(옛 신라저축은행)을 500억원가량에 인수하는 본계약을 체결했다. 한국투자금융지주 역시 예성저축은행(옛 W저축은행)을 300억원대에 인수하는 계약을 마쳤다.

이들은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받으면 인수 절차를 마무리한다. 금융위는 지난 5일 삼호산업의 예쓰저축은행(옛 전북·으뜸·전주·보해저축은행) 인수를 승인했다. 금융위는 이번에 본계약을 체결한 세 곳에 대해서도 별다른 문제가 없는 한 가교저축은행 인수를 승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4개 가교저축은행이 사실상 주인을 찾으면서 예금보험공사는 보유하던 가교저축은행을 모두 파는 데 성공했다. 예보 관계자는 “2007년 이후 부실저축은행 정리를 위해 일시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가교저축은행을 모두 매각함으로써 부실저축은행 정리자금 2124억원을 회수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대부업체들이 잇따라 저축은행을 인수하면서 업계에서는 다양한 시장 참여자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미 4대 시중은행이 저축은행을 인수한 데 이어, 외국계 자본과 대부회사들도 새로운 주인으로 등장하고 있다. SBI(옛 현대스위스저축은행)와 친애(옛 미래저축은행) 등 두 곳은 일본계 대부업체에 팔렸다. 조은(옛 신민저축은행) 등 6곳은 호주 등 외국계 자본에 넘어갔다.

10번의 도전 끝에 저축은행 인수에 성공한 러시앤캐시 등 국내 대부업체들이 기존 사업을 축소할지도 관심이다. 금융위는 지난해 10월 국내 대부업체의 저축은행 인수 허가 방침을 발표하면서 대부업 신규 영업 최소화, 대부 잔액의 점진적 축소 등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러시앤캐시는 저축은행을 인수하면 기존 고객들을 저축은행으로 옮겨 태우면서 연 39%대인 대출 최고금리도 연 20%대로 낮추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