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증시 1~2월 42개社 상장…IPO, 금융위기前 수준 회복
지난 1~2월 두 달 동안 미국 증시에서 42개 회사가 기업공개(IPO)를 실시해 83억달러를 조달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42개는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1~2월에 실시된 IPO와 같은 숫자다. 지난해 초부터 되살아난 IPO 시장이 이제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완전히 회복했다는 뜻이다.

시장조사회사 딜로직에 따르면 미국 증시 역사상 첫 두 달 동안 가장 많은 IPO가 일어난 해는 2000년이다. 닷컴버블이 꺼지기 직전으로 77개 기업이 증시에 입성했다. 그 이후로는 2007년과 올해의 42개가 최대 기록이다. 지난해 1~2월에는 20개 기업이 IPO를 실시했다.

IPO 시장의 열기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최근 미국의 소형 투자은행(IB) 몰리스앤드코가 IPO를 신청했으며,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도 올해 안에 뉴욕 증시에 상장할 것으로 시장은 기대하고 있다.

IPO 시장이 뜨거워진 건 증시 상승세 덕분이다.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IPO에 나선 기업들의 주가는 공모가 대비 19% 올랐다. 거래 첫날 종가에 비해서는 5% 상승했다. 이에 기업들은 모처럼 찾아온 자금조달 기회를 놓칠세라 IPO 계획을 경쟁적으로 앞당기고 있다.

현재 IPO 시장이 2007년보다 더 뜨겁다는 분석도 있다. 제이 리터 플로리다대 교수에 따르면 올 들어 IPO를 실시한 기업의 시가총액은 연매출의 14.5배에 달한다. 2007년의 6배보다 2배 이상 높다. 1~2월 동안 IPO를 신청한 기업 수도 56개로 2007년의 35개를 크게 웃돌았다.

일각에선 시장이 과열된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리터 교수에 따르면 올해 IPO를 실시한 기업의 4분의 3은 적자 상태다. 또 이들 기업의 3분의 2는 연매출이 5000만달러에도 미치지 못한다. 특히 신약 개발 초기 단계에 있는 바이오 기업 4개사가 IPO에 성공하면서 거품 논란이 심화되고 있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