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행부 장관 강병규 내정
박근혜 대통령은 7일 인천시장 출마를 위해 사임한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 후임으로 강병규 전 행정안전부 제2차관(60·사진)을 내정했다.

정치인 출신이 주로 기용되던 안행부 장관 자리에 내부 관료가 발탁되기는 과거 행정자치부 시절 박명재 장관 이후 7년 만이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인선 발표 브리핑에서 “강 후보자는 내무부 사무관으로 공직을 시작해 36년간 중앙과 지방의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친 내무행정 전문가”라고 말했다.

안행부장관 공백 이틀만에…朴대통령, 인사스타일 변했나

안행부 장관 강병규 내정
민 대변인은 또 “강 후보자는 안행부 업무 전반에 풍부한 식견과 경험이 있으며 부처와 국회 등 대외기관과 협조가 원활할 뿐 아니라 타인의 의견을 경청하는 수평적 리더십과 조직관리 능력을 갖췄고, 조직 내 신망이 두텁다는 점이 발탁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강 후보자는 안행부 관료들 사이에서도 지방행정 및 재정 전문가로 손꼽힌다. 2차관 재직 시절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자립도를 높이기 위해 지방소비세와 지방소득세를 신설했으며 방만·부실한 지방공기업 개혁에 앞장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83년 ‘아웅산 사태’ 때 당시 함병춘 대통령 비서실장 보좌관으로 현장에 있다가 죽음의 고비를 넘긴 일화도 있다.

강 후보자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어젯밤 통보받았다”며 “임명되면 무엇보다 ‘안전’ 문제를 최우선으로 챙기고 6·4 지방선거 주무 부처 장관으로서 공정한 선거를 치르도록 감시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안행부 장관 인선은 전임 장관이 그만둔 뒤 불과 이틀 만에 속전속결로 이뤄진 것이어서 일각에선 박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이 바뀐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앞서 박 대통령은 지난달에도 부적절한 언행으로 논란을 빚은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을 전격 경질한 지 엿새 만에 이주영 새누리당 의원을 후임으로 내정했다. 지난해 내각이나 청와대 인사 때 장고에 장고를 거듭했던 것과는 사뭇 달라졌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 1년간 시행착오를 거치며 나름대로 인사 검증 시스템을 보완했고 인재 풀도 보강돼 앞으로는 인사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경제혁신 3개년 계획과 후속 세부 대책 발표 이후 경제팀 교체론이 다시 고개를 드는 상황에서 인선을 늦출 경우 중폭 개각설로 확산될 수 있는 만큼 이를 서둘러 차단하기 위한 의도가 깔려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내부 승진이 많다는 점도 최근 박 대통령 인사에서 나타나는 특징이다. 외교부와 안행부, 국토교통부 등 최근 있었던 정부 부처의 차관급 인사에서는 모두 내부 출신이 발탁됐다. 박 대통령이 임명권을 가진 한은 총재 역시 내부 출신인 이주열 전 부총재가 내정됐고, 금융 관련 공기업 기관장에도 관료 출신보다는 내부 또는 민간 출신이 기용되는 추세다.

◆강 후보자 약력

△경북 의성 △경기고·고려대 법대 △행정고시 21회 △내무부 행정관리담당관·공기업과장 △대구시 행정부시장 △행자부 자치행정국장·정책홍보관리관 △행안부 제2차관 △한국지방세연구원장 △대통령직속 지역발전위원회 위원

정종태/강경민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