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이혜훈 새누리당 최고위원(오른쪽)이 7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가운데)과 얘기하고 있다. 왼쪽은 경기지사 출마를 선언한 남경필 새누리당 의원. 연합뉴스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이혜훈 새누리당 최고위원(오른쪽)이 7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가운데)과 얘기하고 있다. 왼쪽은 경기지사 출마를 선언한 남경필 새누리당 의원. 연합뉴스
새누리당 지도부가 6·4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현역 중진 의원 총동원령을 내려놓고 고민에 빠졌다. 중진 의원들이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의원직을 내려놓는 지역 중 상당수가 여야 격전지여서 7·30 재·보궐 선거에서 승리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선거 결과에 따라 새누리당이 지켜온 과반 의석(156석)이 흔들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7일 현재 광역단체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새누리당 현역 의원은 9개 지역 14명에 달한다. 당초 중진 의원 차출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을 세웠던 새누리당 지도부는 지난 2일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의 통합신당 추진 선언 이후 전략을 수정, 현역 의원인 유정복 전 안전행정부 장관과 5선의 남경필 의원 등을 차출하며 선거 승리를 위한 카드를 모두 꺼내드는 양상이다.

현역 의원이 6·4 지방선거에 출마하기 위해서는 공식 후보자 등록이 이뤄지는 5월15~16일 전까지 의원직을 사퇴해야 한다. 이에 따라 향후 후보자 경선 등 당내 교통 정리를 통해 각 지역의 최종 후보가 결정되더라도 7~9명의 새누리당 현역 의원이 의원직을 내놓을 전망이다.
정몽준·남경필·윤진식 등 수도권·충청 지방선거 대거 출마…중진 차출 與, 판 커지는 '7월 재보선' 걱정
새누리당 지도부의 고민이 깊어지는 이유는 현역 의원들의 사퇴로 추가되는 7·30 재·보선 지역이 여당 텃밭인 영남권을 제외하고는 모두 경합 지역이라는 것이다.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정몽준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동작을을 비롯해 경기·인천 등 수도권과 충청권에서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이 때문에 새누리당 일각에서는 지방선거 이후의 7·30 재·보선을 더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중진 의원은 “코앞에 닥친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경쟁력을 갖춘 현역 중진을 모두 동원하겠다는 지도부의 결정은 이해가지만 집권 여당으로서 안정적으로 국정 운영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과반 의석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민주당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민주당 현역 의원들도 잇따라 지방선거에 나서고 있다. 김진표·원혜영 의원이 경기지사 출마 선언을 한 데 이어 이용섭(광주시장), 유성엽(전북지사), 박지원·주승용(전남지사) 의원 등이 공식 출마 선언을 하거나 유력 주자로 꼽히고 있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당내 선거 경쟁 과열로 인한 현역 의원들의 의원직 조기 사퇴를 막기 위해 이달 초 각 의원실에 당내 경선에서 공천 후보자로 최종 확정되기 전까지 의원직 사퇴를 자제하도록 하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국회 관계자는 “지방선거 출마를 고려하는 민주당 현역 의원들의 지역구는 야당 텃밭인 호남에 몰려 있어 새누리당만큼 걱정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