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 쓰는 경제학원론] 美 흑인 노예들, 백인보다 잘 살았다?
노예제도가 경제적으로 효율적이란 주장도 있었다. 1993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미국의 경제학자 로버트 포겔은 1974년 발표한 ‘시간의 횡단:미국 흑인 노예의 경제학’이란 책을 통해 이 같은 의견을 선보였다.

포겔이 노예제를 처음 연구한 이유는 노예노동이 임금노동에 비해 얼마나 비효율적인가를 밝혀보려는 데 있었다.

하지만 자료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노예가 그들이 생산한 소득의 90%를 받았다거나 북부의 자유로운 공장 노동자보다 더 잘 먹고 일은 덜 했다는 등의 예상치 못한 결과를 얻게 됐다는 것.

그는 “노예제는 경제적으로 비효율적이어서가 아니라 도덕적으로 혐오스러워서 없어졌다. 시장으로는 폐지가 불가능했다. 노예제는 수익을 낳고 있었다. 정치적 개입으로만 폐지될 수 있었는데, 이는 미국인들의 윤리가 노예 반대쪽으로 나아갔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노예제도는 정치적으로는 부도덕하지만 경제적으로는 생산적이었다는 주장이다. 노예 소유주들은 노예를 재산으로 생각했고 그만큼 건강, 복지 측면에서도 신경을 썼다는 것이다. 백인 하층민보다 나은 삶을 살았고 정치적으로 불법화하지 않았다면 노예제도는 자연적으로 소멸하지 않았으리란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