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3월9일 오전 11시9분

새 주인을 만난 웅진과 STX, 동양그룹 알짜 계열사들의 신용등급이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일부는 회사 설립 이래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재무안정성을 오랫동안 짓눌러온 옛 계열사들과의 관계를 청산한 덕분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지난주 웅진케미칼과 지에스이앤알(옛 STX에너지) 신용등급을 한 단계씩 높였다. 아울러 동양증권에 대해선 신용등급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조정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들 3사의 옛 대주주는 모두 2012년 이후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섬유·소재업체인 웅진케미칼은 2008년 웅진그룹 편입 이후 가장 높았던 ‘BBB+’보다 한 단계 더 오른 ‘A-(안정적)’ 등급을 받았다. 일본 첨단소재 전문업체인 도레이첨단소재가 지난해 11월 웅진케미칼 지분 56.2%를 4300억원에 취득하면서 재무안정성이 강화됐다는 분석이다. 한 채권 전문가는 “1992년 삼성그룹 소속 제일합섬 시절에 받았던 ‘AA+’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그래도 2000년 새한그룹 시절 ‘CC’까지 떨어졌던 악몽을 떠올리면 격세지감을 느낄 만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지에스이앤알은 창사 이래 최고인 ‘A+’ 등급을 받았다. 작년 12월 GS와 LG상사 컨소시엄이 지분 71.9%를 6307억원에 인수하면서 신인도가 올라갔다는 평가다. 지에스이앤알 신용등급은 부채비율이 80%로 가장 낮았던 2006년에도 ‘A’를 넘어서지 못했다.

동양증권은 대만 최대 증권사인 유안타증권 계열 편입을 앞두고 신용등급 상승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주 보고서에서 “유안타증권의 인수가 최종 확정될 경우 신용도 측면에서 긍정적 변화가 예상된다”며 상향 가능성을 시사했다. 하지만 전성기 신용등급을 회복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2010년 ‘A+’까지 올라갔던 등급은 현재 ‘BBB-’로 5단계나 떨어진 상황이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