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올 2월 수출이 예상외로 급감하면서 무역수지가 적자로 전환됐다는 보도다. 전문가들은 당초 7.5%의 수출 증가를 예상했지만 실제론 무려 18.1%나 감소했다. 춘제(春節) 연휴와 1월 수출 밀어내기에 따른 기저효과라는 분석도 있지만, 1~2월 수출을 합쳐도 1.6% 줄었다. 쇼크다. 작년 중국의 수출은 7.9% 증가했지만, 올해는 이 수준도 낙관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의 무역수지 흑자축소가 추세적이라면 그 여파는 중국만으로 한정되지 않는다. 당장 중국의 미국 국채 매입여력이 줄게 된다. 중국은 매년 막대한 대미 무역흑자를 통해 들어오는 달러로 미 국채를 매입해왔다. 달러는 무역을 통해 중국으로 흘러갔다가 국채를 통해 미국으로 환류되는 흐름이다. 중국의 대미 무역수지에 변화가 생기면 이런 달러의 흐름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미 국채 2위 보유국인 일본도 사정이 여의치 않다. 지난 1월 무역적자는 사상 최대로, 19개월 연속 적자 행진이었다. 게다가 물가가 플러스로 전환하면서 실질소득 감소라는 새로운 고민이 생겼다. 일본 국채 자체의 소화 여부를 걱정해야 할 지경이다.

중국·일본 없이도 미 국채가 과연 정상적으로 발행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른바 ‘트리핀의 딜레마’다. 미국이 달러화의 기축통화 지위를 유지하려면 화폐가치 하락 압력을 감수하고 세계 금융시장에 달러를 충분히 공급해야 한다는 숙명적인 딜레마다. 미국이 달러를 공급하는 메커니즘이 바로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였다. 세계 무역수지 구조가 달라지면 달러의 출입통로가 막히는 것이다.

더욱이 미국의 무역적자 규모가 줄어드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올해에는 적자가 다시 소폭 늘었지만, 재닛 옐런 Fed 의장 말대로 기상악화 요인이 커 보인다. 미 제조업체들이 자신감이 넘치는 것을 감안하면 미 무역적자의 감축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대전환의 조짐이 엿보인다. 달러의 흐름이 역전되기 시작하면 세계경제 질서가 어떻게 요동칠지 예상하기조차 어렵다. 조심스러운 워치가 필요하다.